기업 10곳 중 약 8곳이 올해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32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임금 인상 현황'을 조사한 결과, 67.5%가 올해 임금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임금을 인상한 기업은 78%였으며, 나머지 22%는 동결 또는 삭감했다.
임금을 인상한 기업들의 경우, 평균 인상률은 6.4%였다. 인상률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경영진의 결정(24.6%)이었다. 개인 실적(19.4%)·물가 인상률(18.3%)·전사 실적(17.7%) 등이 뒤를 이었다.
임금을 올린 이유는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 때문'이라는 답변이 69.1%로 가장 많았다. 2위는 '직원 사기를 높이고 이탈을 막기 위해서'(44%)였다.
이 밖에 '기존부터 관행적으로 인상해오고 있어서'(13.1%)나 '업계 전반적으로 연봉이 상승하고 있어서'(11.4%), '경영 성과 또는 재정 상황이 좋아져서'(10.9%) 등의 답변도 있었다.
연봉을 동결했거나 삭감했다고 답한 기업들은 이유로 '작년 실적이 좋지 않아서'(42.9%)를 가장 많이 들었다.
'비용 절감이 필요해서'와 '올해 매출 악화가 예상돼서'라는 답변은 각각 26.5%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재무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14.3%)라는 응답도 있었다.
사람인 HR연구소는 "연봉을 인상하지 못한 기업들은 대부분 최근의 복합 경제 위기의 여파를 이미 체감했거나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올해 연봉을 인상하지 못한 기업들의 절반(44.9%)가량은 작년 초에도 연봉을 못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임금이 제자리걸음 중이거나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40.8%는 인력 구조조정 시행을 확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 대부분은 지금의 연봉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응답자의 40.4%가 '현재 수준으로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재 확보 경쟁의 결과로 계속해서 인상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였으며, '일부 인기 직종과 기술 분야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답변은 17.2%였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