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과 광주FC가 5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23시즌 K리그1 2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올 시즌 개막 라운드에서 나란히 승전고를 울린 양 팀은 상대를 꺾은 뒤 2연승을 기록,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서울과 광주가 1부에서 맞붙는 건 2021년 11월 3일 이후 488일 만이다.
격전지는 양 팀의 주 공격수가 위치한 측면이다. 서울은 오른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나상호(27)를 앞세운다. 지난 시즌 2부에서 우승, 올 시즌 1부로 승격한 광주는 3년 차 신예 공격수 엄지성(21)을 내세워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엄지성은 왼쪽 공격수로 나서 나상호와 격전을 펼칠 걸로 기대받는다. 1부에서 재회한 둘은 광주 금호고 선·후배 사이다.
2015년 금호고를 졸업한 뒤 단국대를 거쳐 2017년 광주에 입단한 나상호는 2시즌 동안 39경기에서 18골을 넣어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18년엔 31경기에서 16골을 터뜨려 2부 최우수선수상(MVP)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광주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FC도쿄(일본), 성남FC를 거쳐 2021년부터 서울에서 뛰고 있다.
엄지성은 나상호와 마찬가지로 2021년 금호고를 졸업한 뒤 광주에 우선지명 선수로 입단했다. 데뷔 시즌 1부에서 37경기 4골을 터뜨리며 복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고민 끝에 광주에 잔류한 그는 이듬해 2부에서 9골을 기록해 K리그2 영플레이어상 수상과 함께 미드필더 부문 베스트 일레븐에도 선정됐다.
둘은 플레이 스타일도 유사하다. 나상호는 섬세한 볼 터치와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이다. 슛 능력도 인정받는다.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역습 전개를 올 시즌 화두로 삼은 안익수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팀 내 공격수다. 빠른 속도를 갖춘 엄지성은 적극적인 상대 압박이 장점이다. 날카로운 왼발 슛 능력은 리그 상위권이라 평가받는다.
나상호와 엄지성은 지난달 25일 펼쳐진 올 시즌 개막 라운드에서 맹활약했다. 나상호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해 76분을 뛰며 날카로운 슛을 시도하는 등 서울 공격을 이끌었다. 폭넓은 활동량으로 황의조, 임상협의 공격을 도왔다. 엄지성도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슛을 날리며 1부 복귀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출신 학교·플레이 스타일·등번호(7번) 등 닮은 점이 많은 두 공격수는 시즌 첫 맞대결에서 마수걸이 득점포를 기대한다. 나상호는 엄지성을 넘어 지난해 2부 정규리그 MVP를 받은 왼쪽 중앙 수비수 안영규를 넘는 것도 과제다. 엄지성은 볼 점유율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져가는 서울로부터 공격 기회를 잡은 뒤 득점으로 연결하는 게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