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은 끝났지만, 학폭 피해자들의 고통은 남았다. 황영웅을 감싸던 제작진은 이젠 그의 흔적을 지워보려 애쓰고 있다. 황영웅이 하차한 ‘불타는 트롯맨’이 지난 7일 찜찜하게 막을 내렸다.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해 전과,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계속되는 하차 요구에도 침묵을 지키던 제작진과 황영웅은 결국 출연을 강행했고, 결승 1차전에서 황영웅이 1위를 차지하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은 더 심해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황영웅은 “상금을 받으면 일부를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직후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하차했다. 기부의사는 면죄부가 되지 못했다. 황영웅의 출연은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기억만 불러일으킨 셈이다.
황영웅은 결국 논란의 일부를 인정하고 하차했으나, 학폭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만큼 쉽게 넘어갈 수 없게 됐다. 출연을 강행한 만큼 감당해야 할 몫도 크다. 눈과 귀를 닫았던 황영웅과 제작진의 선택, 그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각에서는 황영웅을 보고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손명오(김건우)를 떠올리기도 했다. ‘더 글로리’는 학폭으로 고통받은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공개 직후 파급력은 엄청났다. 학폭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줬으며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영향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방송에 출연한 일반인에게도 해당됐다. 잠잠하던 찰나, 황영웅의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황영웅뿐만이 아니다. 지난 6일 JTBC ‘피크타임’ 출연자 김현재도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앞서 넷플릭스 ‘피지컬: 100’에 출연했던 김다영도 논란의 일부를 인정했다. 황영웅 논란이 학폭 피해자들의 폭로를 유도한 셈이 됐다.
김현재의 학폭 의혹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로부터 시작됐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김현재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라며 “(김현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아이돌 활동이 뜸해진 이후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려는 그로 인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며 “내 스스로를 얽매이던 과거를 끊어보려 한다. 대가를 치를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피크타임’ 측은 김현재의 학폭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신중히 알아보는 중”이라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프로그램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다영은 “선배랍시고 후배들에게 욕설을 하고 상처되는 말을 했던 부끄러운 기억은 있지만, 노래방이나 공원 등지에서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하였다거나 용돈을 갈취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김다영은 자신의 잘못은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황영웅이 하차하게 된 배경에는 학폭에 대해 더 엄격해진 사회의 시선이 있었다. ‘더 글로리’ 역시 그의 하차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 글로리’가 던진 날카로운 메세지가 황영웅의 하차를 이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선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의 더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더 글로리’ 파트2 공개가 코앞으로 다가와 더 기대를 모은다. 학폭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누군가는 반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