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은 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 중국전 선발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내정했다. 이어 9일 한국전에는 다르빗슈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체코전에는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 12일 호주전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의 선발 등판을 점치고 있다.
WBC에서는 선발 투수를 공식적으로 예고, 발표하지 않는다. 한국대표팀도 9일 호주전 선발 투수를 하루 전 대회조직위원회에 제출했다. 일본도 한국처럼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빅4가 워낙 확실하다. 등판 순서가 문제일 뿐이다.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는 중국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에는 타자로만 출전할 전망이다.
사사키는 지금까지 한국 대표팀이 제대로 상대한 적이 없다. 스무 살을 갓 넘긴 그는 이미 지난해 일본리그(NPB)에서 시속 164㎞의 강속구를 앞세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사사키는 체코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4일 주니치 드래건스와 평가전에서 3이닝을 던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나섰다.
사사키는 6일 휴식 후 토요일에 등판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11일 출격한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날, WBC 데뷔전을 치른다는 스토리가 있다.
그렇다면 다르빗슈와 야마모토가 남는다. 일본이 생각하는 한국전의 비중을 생각하면 MLB 통산 95승을 거둔 베테랑 다르빗슈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다르빗슈의 한국전 선발 등판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2009년 WBC 결승전 때문이다. 당시 3-2로 앞선 9회 등판한 다르빗슈는 이범호에게 동점타를 허용했다. 10회 연장 끝에 일본이 이겨 승리투수가 되긴 했으나, 다르빗슈에게 한국은 껄끄러운 상대라는 것이다.
2009년 WBC로부터 14년이 지났다. 게다가 당시 다르빗슈는 익숙하지 않은 보직인 마무리로 등판했다.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관건은 야마모토다. 2021~2022년 연속으로 NPB 퍼시픽리그 투수 4관왕(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승률)과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야마모토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1년 도쿄 올림픽 한국전에 등판한 바 있다. 한국 대표팀 간판타자 이정후는 프리미어12에서 삼진을 당한 뒤 올림픽에서 3타수 2안타로 빚을 갚았다.
야마모토는 지난 6일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에서 3이닝을 던진 바 있다. 일정을 보면 한국전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일본이 4인 선발 체제를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마키하라 히로미는 얼마 전 “선발로 누가 나가든 65구 투구 수 제한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한국전에 다르빗슈, 오타니 둘 다 내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