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체코와 호주로 넘어갔다. 두 팀의 손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8강 운명이 달렸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5회 WBC B조 본선 1라운드 체코와의 3차전에서 7-3으로 이겼다. 선발 박세웅(28·롯데 자이언츠)이 4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메이저리거 듀오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타선에서 폭발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둔 첫 승. 하지만 한국은 웃을 수 없었다. 여전히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 한국은 남은 체코전과 중국전을 모두 승리해 체코, 호주와 2승 2패를 동률을 만든 뒤, 최소 실점(률)에서 우위를 점해 8강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자력 진출의 경우의 수는 없다. 체코와 호주의 성적에 따라 대표팀의 8강 진출 여부가 갈린다.
대표팀의 8강 진출 시나리오의 가장 큰 전제는 호주의 ‘2패’다. 한국과 중국을 차례로 꺾은 호주는 현재 2연승 무패 행진 중이다. 남은 경기는 일본전과 체코전. 호주가 남은 두 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둔다면 일본과 함께 ‘3승’을 확보, 8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최대 2승만 거둘 수 있는 한국 대표팀의 탈락도 함께 확정된다.
지난 9일 한국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호주 선수들. WBC 제공
호주가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해야 한국이 8강에 오를 희망이 생긴다. 그렇기에 한국은 일본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이 12일 저녁 열리는 호주전에서 승리해야 한국이 8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이미 최소 2위를 확보하며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일본이기에 힘을 빼고 나올 수 있지만, 한국으로선 일본이 호주를 잡아주길 바랄 뿐이다.
이후엔 체코도 응원해야 한다. 호주가 일본에 패하고 체코에 승리하면 소용없다. 13일 정오에 열리는 두 팀간의 맞대결에서 체코가 호주를 잡아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최소 실점률’ 때문에 실점도 신경 쓰면서 체코가 승리해야 한다.
WBC에서 세 팀의 승률이 동률일 경우, 맞물린 팀간의 ‘최소 실점률(실점/수비 아웃카운트)’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한국이 호주전과 체코전에서 총 11실점을 했으니, 체코(8이닝 7실점)가 호주(9이닝 7실점)에 최소 4실점 이상을 뽑아내면서 승리해야 한국이 8강에 진출한다. 물론 한국도 중국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경우의 수가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