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나미 신타로(29·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절정의 구위를 보이고도 또 다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후지나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구위는 좋았으나 제구 난조가 극심했아. 이날 후지나미는 1회부터 콜로라도에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4번 타자 C.J. 크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 무스타커스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구위는 확실했다. 1회 남은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그는 2회 2삼진을 포함해 삼자 범퇴로 마쳤고, 3회에는 2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역시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 실점은 있었지만, 역시 삼진 2개를 추가해 7탈삼진째를 채운 후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라이벌로 불렸던 초대형 유망주 출신이다.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으나 10시즌 동안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와 5점대에 이르는 시즌이 다수 있을 만큼 기복이 컸다. 구위는 있었지만, 제구 난조가 번번히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구위만은 여전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시속 99마일(159㎞) 강속구를 뿜으며 MLB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이날 그가 미국 진출 후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후지나미는 경기 종료 후 일본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구속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제구가 잘 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힘이 들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3루 쪽으로 상체가 기울기 쉽다. 크로스 스텝을 밟을 때 좋지 않았다. 1회 때 그랬다. 2회부터는 그 부분을 수정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MLB에서 유행 중인 신구종 '스위퍼' 구사도 연습 중이다. 후지나미는 "일본에서는 별로 던지지 않은 공이었는데 삼진을 잡은 공도 있었다. 쓸 수 있겠다고 확인할 수 있던 게 오늘 경기의 수확"이라며 "많이 휘는 것 같다. 특별히 던지는 방식을 바꾼 건 아니다. 공인구가 다르고, 그립만 바꿨다"고 소개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