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대표팀 공격수 호셀루(33·에스파뇰)가 잊을 수 없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만 33살의 나이에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것도 기쁜 일인데, 교체 투입 2분 만에 A매치 데뷔골에 2분 뒤엔 멀티골까지 터뜨렸기 때문이다.
호셀루는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라 로살레다에서 열린 노르웨이와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24 예선 조별리그 A조 1라운드에 교체로 투입돼 멀티골을 터뜨리며 스페인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처음 대표팀에 소집된 뒤 치른 데뷔 무대에서 멀티골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6분에야 데뷔전 기회를 받았다.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대신 투입돼 전방에 포진했는데, 불과 2분 만에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어 2분 뒤에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단숨에 멀티골을 완성했다.
기대만큼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시점에 뒤늦게 결실을 봤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호셀루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2군) 시절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주목을 받았던 신예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선 1군 데뷔전까지 치렀으나 이후엔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호펜하임, 프랑크푸르트, 하노버96(이상 독일)과 스토크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등 다른 리그로 전전하다 지난 2019~2020시즌 알라베스로 이적하며 다시 스페인 무대로 복귀했다.
알라베스 이적 후 비로소 1부리그에서 조금씩 경쟁력을 선보였다. 세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았고, 에스파뇰로 이적한 이번 시즌에도 리그 23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며 꾸준히 득점감각을 과시했다.
결국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생애 처음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나아가 데뷔골에 멀티골까지 완성하며 ‘인생역전’ 스토리를 썼다.
스페인 매체 풋볼에스파냐는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라리가에서 보여주는 그의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대표팀 승선 자격이 있다고 판단해 처음 A대표팀 기회를 줬다”며 “스페인이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갈 때 호셀루가 교체로 투입돼 멀티골을 터뜨렸다.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호셀루는 스페인 마르카를 통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선수가 바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상황이 찾아왔다”며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어서 계속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 지금 심정은 18살 소년이 된 기분”이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