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개막전 선발로 알렉 마노아(25)를 내정했다. 과연 지난해 구위를 올해도 보여줄 수 있을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6일(한국시간) 마노아가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될 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는 그동안 큰 경기를 즐긴다는 걸 잘 보여줬다"며 마노아의 개막전 호투를 기대했다.
마노아는 신인 시절부터 '류현진 바라기'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가까이 지내는 건 물론 함께 한식을 즐기는 모습까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에 올린다. 지난 25일이 생일이었던 류현진을 축하하기 위해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싯 등 투수 동료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런 마노아는 이미 지난 시즌 토론토의 에이스로 활약한 바 있다.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96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와 180탈삼진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2019년 류현진의 커리어하이를 뛰어넘는다. 저스틴 벌랜더에 밀려 수상까진 실패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토론토가 마노아를 개막전 선발로 선택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역시 지난해 호투한 케빈 가우스먼(31경기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35)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가우스먼은 지난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5.7(팬그래프 기준)로 마노아(4.1)보다 크게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토론토가 마노아를 1선발로 내세운 건 기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구위를 재현할 수 있느냐다. 마노아는 지난 2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호투지만, 구속은 다소 아쉬웠다. 직구 평균 시속 91.5마일(147.3㎞) 싱커 평균 91.1마일(146.6㎞)을 기록했다. 모두 지난 시즌(직구 평균 93.9마일, 싱커 평균 93.3마일)보다 2.2마일(3.5㎞) 이상 낮은 수치다.
다만 아직 시범경기다. 마노아의 컨디션이 개막전에 맞춰 올라올 수만 있다면, 지난해 호투는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벌랜더가 내셔널리그인 뉴욕 메츠로 이적한 만큼 개인 첫 수상도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