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은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차전을 시작으로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는 정규시즌 1위 흥국생명이 5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다만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부임 후 첫 맞대결이던 6라운드에선 한국도로공사가 3-1로 이겼다.
지난 22일 미디어데이에서는 '자신의 팀을 제외하고 우승에 가까운 팀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서로를 지목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배유나의 흥국생명 선택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과 김미연은 2위 현대건설이 아닌 3위 한국도로공사를 꼽은 점이 흥미롭다. 그만큼 서로 견제하고 있다. 예상대로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을 2패로 몰아넣고 챔프전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권순찬 감독 경질 논란을 극복하고 정규시즌 1위까지 오른 만큼 내친김에 통합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과거 두 팀은 챔프전에서 두 차례 만났는데 흥국생명이 모두 이겼다. 2005~06시즌 2승 3패로 눈물을 흘린 한국도로공사는 2018~19시즌 안방에서 흥국생명의 우승 세리머니(3승 1패)를 부러움 속에 바라봤다.
흥국생명이 전력과 체력에서 앞선다면 한국도로공사는 경기 감각과 기세에서 우위다. 양쪽 날개 공격은 김연경·옐레나가 뛰는 흥국생명, 높이는 정대영·배유나가 버티는 한국도로공사가 앞서 있다.
김연경(흥국생명)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전현직 대표팀 주장 출신이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힘을 합쳐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팀을 대표하는 해결사인 김연경과 박정아는 자존심을 걸고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맞대결을 벌인다.
김연경은 실력과 인기 모두 V리그 최고의 스타다. 이번 시즌에도 득점 5위(669점) 공격성공률 1위(45.76%)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독보적이다. 아본단자 감독 부임 이후 역할이 더 커졌다. 이번 시즌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총 4차례 선정, 여자부 개인 한 시즌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정아도 만만치 않다. 승부처나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사로 나서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7~18 챔프전 MVP에 뽑혔고, 리그 베스트7를 세 차례 수상했다. 1~4라운드 총 308득점으로 다소 기복을 보였지만, 5~6라운드 218득점으로 살아났다. PO 1~2차전에서는 각각 17득점, 21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도 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뛴 캣벨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그는 한국도로공사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왔다. 흥국생명 옐레나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2018~19시즌 챔프전에서 이효희의 백업으로 흥국생명 코트를 겨눈 이원정은 지난해 연말 GS칼텍스에서 흥국생명으로 트레이드 됐다. 김다솔을 제치고 주전으로 올라선 이원정은 친정팀을 상대한다.
김해란(흥국생명)과 임명옥(한국도로공사) 최고 리베로의 수비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김해란은 디그, 임명옥은 리시브 정확·수비 성공에서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궂은일을 하는 김미연과 문정원의 서브 싸움도 이목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