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 달러(1169억원)를 베팅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눈이 옳았던걸까. 메이저리그(MLB) 첫 해 개막전을 맞이한 요시다 마사타카(30)가 개막전부터 정교한 타격을 선보여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요시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3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개막전 홈경기에 4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요시다는 MLB 신인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보스턴이 그에게 최고액인 5년 900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요시다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타율 0.327을 기록한 교타자다. 단 7시즌 통산 133홈런으로 홈런 타자는 아니었다. 20홈런 이상은 꾸준했으나 단 한 차례도 30홈런을 치지 못했다. 자연히 MLB 진출 후에도 타격 생산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따랐다. 수비 역시 걸출하지 못한 편이었다. 그런 그에게 보스턴이 1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베팅하자 많은 이들이 '오버페이'로 평가했다.
그런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요시다는 지난 22일 일본의 우승으로 끝난 WBC 대회에서 총 13타점을 올리면서 WBC 한 대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쓴 바 있다.
뜨거웠던 타격감은 보스턴으로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보스턴은 그를 믿고 개막전부터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일본인 야수가 데뷔 시즌 개막전 4번 타자로 나선 건 요시다가 최초다.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오타니 쇼헤이 등 앞서 진출한 강타자들도 데뷔시즌 개막전 4번 타자는 경험하지 못했다.
믿음을 안타로 보답했다. 요시다는 2-8로 크게 뒤처진 6회 말 무사 1·2루 상황에서 중전 적시타를 쳤다. MLB 데뷔 첫 안타를 적시타로 쳐내 4번 타자로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8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는 우전안타를 더해 멀티히트까지 기록했다.
다만 개막전 활약에도 요시다는 웃지 못했다. 전승 우승한 WBC 일본 대표팀과 달리 팀이 9-10으로 패하면서 첫 승리는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