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은 쉬면서 뭘 볼까요? 배우들과 가수들이 시청자로서 빠진 작품은 무엇일까요? 넘쳐나는 콘텐츠에 뭘 봐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스타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막 재밌었고 끝날 때는 시즌2가 없어서 아쉽더라고요.”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공개를 앞두고 있던 배우 공유는 당시 ‘최애’ 작품으로 넷플릭스 ‘조용한 희망’을 꼽았다. 공유는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의미가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특히 주연 배우 마거릿 퀼리에 대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 조연으로 출연했을 때부터 뭔가 범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표현해는 게 인상 깊었다. 이 작품을 보고 팬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유가 추천한 ‘조용한 희망’은 남편 숀(닉 로빈슨)의 학대를 피해 두 살배기 딸(매디)을 데리고 도망친 싱글맘 알렉스(마거릿 퀼리)가 세상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미래를 향해 나가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베스트셀러 작가 스테파니 랜드의 자전적 소설 ‘Maid’(가사도우미)를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는 어린 딸 매디를 안고 무작정 집을 나선 알렉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지갑엔 고작 18달러. 급하게 자동차에 기름을 채우자 수중엔 12달러밖에 남지 않는다. 딸과 함께 잘 수 있는 집을 찾아 나서지만 하룻밤 몸을 누일 곳조차 찾지 못한다.
정부의 보조금를 받으려 하지만 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다. 직장이 없으면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데 매디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다. 결국 알렉스는 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에게 매디를 맡기고 가사도우미로 나선다. 하지만 엄마는 돌연 손녀 돌보기에 싫증을 내며 갑작스럽게 매디를 힘겹게 도망쳐온 남편에게 보내버린다. 세상에 자신의 편은 한 명도 없는 차가운 현실을 알렉스는 어떻게 헤쳐 나갈까.
‘조용한 희망’은 가난을 향한 따가운 시선 등 세상의 편견과 혐오에 이리저리 치이는 알렉스의 일상을 차곡차곡 그린다.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 찬 듯하지만 우울하지만은 않다. 막막한 상황에서도 한 줄기 빛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고,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만드는 작은 행복들이 선물처럼 곳곳에 숨겨 있다. 자신에게 조용히 다가온 희망들과 함께 알렉스는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드라마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테파니 랜드가 실제 겪은 일을 기반으로 했다. 그만큼 싱글맘의 처절한 현실을 반영하고, 일관되게 알렉스의 시선으로 극이 진행돼 몰임감을 높인다. 알렉스의 하루 일당이 생활비 등으로 점점 깎이면서 울려퍼지는 동전의 경쾌한 효과음은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공유도 팬이 됐다는 마거릿 퀼리의 연기는 잔잔하면서도 묘하게 빠져드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책임진다. 덧붙여, 실제 엄마인 배우 앤디 맥다월과 모녀 사이를 연기해 두 캐릭터 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더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