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시즌 뜨거웠던 '봄배구'가 막을 내리자 곧바로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전쟁이 시작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6일 남자부 FA 총 1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 주역으로 꼽히는 현대캐피탈 신예 허수봉과 대한항공 임동혁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최대어로 손꼽히는 둘 다 개인 첫 FA 자격을 획득했다.
허수봉은 최근 두 시즌 각각 602득점, 582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부문 전체 7위. 국내 선수로만 한정하면 각각 1위와 2위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에이스의 모습을 입증했다.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가 주로 뛰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포지션 특성과 함께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의 탄탄한 전력 탓에 주로 백업으로 활약하고 있다. 2022년 KOVO컵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기량이 뛰어나다. 타 팀 이적 시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다.
입대를 앞둔 우리카드 나경복도 FA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이번 시즌 남자부 국내 선수 득점 1위다.
허수봉과 임동혁, 나경복은 모두 A그룹에 속해있다. A그룹은 연봉 2억 5000만원을 받은 선수로 이들을 다른 팀에서 데려가기 위해선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5명(FA 영입 선수 포함) 이외 선수 1명을 보상하거나 전 시즌 연봉 300%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문성민과 박상하(이상 현대캐피탈) 유광우(대한항공) 진상헌(OK금융그룹) 등 베테랑도 FA 자격을 얻었다. 지금까지 4차례 FA 계약을 맺은 박철우가 이번에 계약하면, 남자부 최다 여오현(현대캐피탈, 이상 5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6일부터 19일까지 2주 동안 FA 협상이 진행된다.
6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 여자부는 FA 영입 전쟁이 훨씬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FA 공시는 챔프전 종료 사흘 후인 9일 이뤄질 예정이다.
최대어는 단연 김연경이다. 해외 무대에서 오래 활약하느라 V리그에서 처음 FA 자격을 획득했다. 일찌감치 여러 팀이 관심을 드러낸 상황. 결국 선수 생활 연장과 이적 등 모든 것은 김연경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연경은 "오늘도 경기장에 많은 팬이 오셨다. 내가 더 뛰기를 바라는 것으로 안다. 팬뿐 아니라 배구계 여러 관계자의 생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했다.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한국도로공사는 무려 5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박정와아 배유나, 문정원, 정대영 등 주전뿐만 아니라 주전급 백업 전새얀까지 FA 자격을 얻었다. 한국도로공사가 5명 모두 붙잡긴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의 이번 '봄배구'가 특별한 라스트댄스였던 이유다.
현대건설은 베테랑 황연주와 황민경, 리베로 김연경까지 주축 선수 3명이 FA 자격을 행사한다. KGC 인삼공사 염혜선과 한송이, IBK기업은행 김희진과 김수지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어 영입 전쟁이 아주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꼴찌에 그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FA 영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연쇄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