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마요르카)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기싸움으로라도 꺾으려고 한 걸까. 베테랑 공격수 이아고 아스파스(36·셀타 비고)가 이강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서까지 거친 도발에 나섰다. 그러나 이강인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웃어 넘기는 ‘철저한 무시’로 대응했다.
상황은 이랬다.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아방카 발라이도스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원정경기, 마요르카가 1-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이었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이강인과 아스파스가 동시에 뛰었다. 이 과정에서 아스파스는 이강인과 몸싸움에 밀려 쓰러졌다.
넘어진 뒤 일어난 아스파스는 곧장 이강인에게 달려들었다. 이강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대면서 거칠게 도발에 나섰다. 자칫 선수들 간 격한 신경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강인의 대응은 철저한 무시였다. 아스파스가 달려오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아스파스가 얼굴을 가까이 대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되려 이강인은 활짝 웃으며 자리를 떴다. 여유 넘치는 대응이었다.
아스파스뿐만 아니라 이날 이강인은 경기 내내 상대 선수들의 거친 도발과 파울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마다 이강인은 별다른 대응보다는 그라운드 위 실력으로 답했다.
이날 이강인은 무려 9차례나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옵타에 따르면 마요르카 선수가 한 경기에 9차례나 드리블을 성공한 건 2009년 곤살로 카스트로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드리블 돌파뿐만 아니라 이강인은 볼 터치(64회) 키패스(4회) 크로스 성공(3회) 등 대부분 지표에서 양 팀 통틀어 압도적인 지표를 남겼다.
기록을 기반으로 한 후스코어드닷컴이나 소파스코어 등은 물론 스페인 아스, OK디아리오 등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에게 ‘최고 평점’을 줬다. 마요르카는 이날 셀타를 1-0으로 제압했는데, 현지 스포트라이트는 결승골을 넣은 아마스 은디아예가 아닌 이강인에게 집중됐다. 상대 거친 도발에 대한 이강인의 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