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주말 3연전에서 2승 1무를 거두고 1위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지켜냈다.
LG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26승1무14패(승률 0.650)를 거둔 LG는 SSG 랜더스와 함께 공동 1위를 지켰다. 한화는 3연패에 빠지면서 최하위 KT 위즈와 승차가 1경기로 줄었다.
LG는 올 시즌 1위를 놓고 겨루는 '3강'의 한 축이다. 그러나 세간의 시선은 롯데 자이언츠와 SSG의 주말 맞대결로 향했다. 두 팀이 부산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동안 LG는 잠실에서 조용히 승수를 쌓았다. 앞서 19일 케이시 켈리를 앞세워 3-1 승리를 챙기고 3위에서 2위로 올라선 LG는 20일에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어 21일 다시 한화를 제압하고 1승을 추가했다.
선발 김윤식의 호투가 돋보였다. 김윤식은 지난해 후반기 11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8로 활약, 이를 바탕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그러나 대회를 준비하다 몸상태를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4월에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한 차례도 없었다. 4월 26일 SSG전, 이달 16일 KT전 5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성적과 상관없이 염경엽 LG 감독은 김윤식의 컨디션이 회복됐는지에 집중했다. 염 감독은 21일 경기 전 "몸은 다 만들었다. WBC로 인해 준비가 부족했지만, 이제는 됐다"며 "투구 수도 올라왔고, 충분히 쉬었다. 과정은 끝났다. 이제 (결과를) 보여줄 때"라고 했다.
감독의 믿음에 김윤식이 보답했다. 지난해 보여준 안정감 있는 투구를 재현하며 한화 타선을 노련하게 요리했다. 최고 시속 145㎞에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고루 섞어 범타를 양산했다. 1회 초 1사 후 오선진에게 첫 안타를 맞은 김윤식은 지난해까지 LG에서 함께했던 채은성을 3루수 병살타로 잡고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땅꾼' 김윤식의 병살 유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회에도 1사 후 최재훈에게 안타를 맞으나 박정현을 상대로 시속 118㎞ 느린 체인지업을 2구 연속으로 던졌다. 타이밍을 빼앗긴 박정현은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삼자범퇴로 3회 초를 막은 김윤식은 4회에도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렸으나 4번 타자 노시환 몸쪽으로 바짝 붙는 시속 142㎞ 직구를 던져 다시 한번 3루수 병살타를 끌어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들이 맹활약했다. 1회 말 1사 1루에서 LG 3번 타자 김현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 말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안타, 오지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 때 대타 박해민이 유격수 키를 넘기는 좌전 적시타로 2타점을 추가했다. LG는 7회 말 문보경이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해 4-0까지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한화는 병살타를 3개나 치며 무너졌다. 8회 초 이진영의 솔로포로 무득점에서 벗어났지만, 더는 추격하지 못하고 주말 3연전을 무승으로 마쳤다. 5월 초 두 차례 3연승과 함께 상승세를 탔던 한화는 다시 타선이 식으면서 고민에 빠지게 됐다. LG와 주말 3연전 평균 1득점을 기록하는 등 주간 6경기 평균 1.5득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