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을 주고 제 공연을 봐도 아깝지 않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강혜연 콘서트는 언제 하지?’ ‘무조건 티켓 구해야겠다’라면서 기다리게 되는 그런 가수요.”
귀여운 외모에 자그마한 체구, 환한 웃음으로 트롯계의 다람쥐라 불리는 강혜연은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아티스트였다. 최근 서울 중구 일간스포츠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강혜연은 지난 1일 공개된 새 싱글 앨범 ‘혜성:빗자루 별’의 발매 소감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대를 하고 있다”며 바쁜 근황을 전했다.
“KBS1 ‘6시 내 고향’에서 ‘힘내라 전통시장’이라는 코너를 맡게 됐어요. 전국의 전통시장을 다니며 무대도 하고 있죠. 신곡 활동도 하고 있는데,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노련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큰 요즘이에요.”
강혜연은 지난해 12월 발매된 ‘천치 바보야’ 이후 5개월 만에 새 음반 ‘혜성:빗자루 별’을 들고 대중을 찾아왔다. ‘혜성:빗자루 별’은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내는 별’이라는 뜻을 가진 혜성처럼, 강혜연의 성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히트 작곡가 김정훈이 만든 ‘가지마오’다. 강혜연은 ‘혜성:빗자루 별’ 작업에 100% 참여했다며 “‘트롯 다람쥐’의 귀엽고 친근한 모습은 빼고 새로운 강혜연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어떻게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만들게 됐어요. 노래도 직접 선곡하고, 제 의견이 많이 들어갔죠. 앨범 콘셉트부터 의상, 헤어, 메이크업까지 제가 다 레퍼런스를 찾기도 했어요. 그만큼 애정이 큰 앨범이에요.”
잘나가는 신예 트롯 가수로 알려져 있지만 강혜연은 사실 걸그룹 2팀을 거친 아이돌 출신이다. 2012년 EXID로 데뷔해 2개월 만에 탈퇴했고, 2013년 베스티라는 그룹으로 다시 데뷔했다. 아쉽게도 2018년 베스티는 해체의 길을 걸었다.
이어 강혜연은 같은 해 트롯 가수로 다시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혜연이 트롯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2014년 방송된 ‘트로트X’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당시에도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강혜연이었지만, 이 방송을 계기로 “트롯이 나랑 잘 어울리구나”란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고 한다.
“‘트로트X’를 나간 후에 ‘내가 아이돌을 못하게 되면 그때 트롯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베스티를 하기 전에도 트롯 가수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는 아이돌을 하고 싶어서 무산됐어요. 베스티 계약이 끝나고 다시 제안을 받았을 때는 고민을 안 했죠. 저에게는 기회였으니까요.”
걸그룹 경력까지 모두 합산하면 강혜연은 어느덧 데뷔 12년 차 베테랑이다. 그 안에서 탈퇴와 해체, 그리고 트롯이라는 새 장르의 개척까지 다사다난한 연예계 생활을 보냈다. 강혜연은 긴 시간 동안 에너지를 잃지 않고 활동한 원동력에 대해 묻자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계속하는 것 같다”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걸그룹 때는 팬분들의 응원이 좋았다면, 트롯은 ‘나는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전향하게 됐어요. 트롯을 부를 때, 무대에 설 때 소름이 돋고 전율이 오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강혜연은 2021년 최고 시청률 32.9%로 종영한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8위에 오른 바 있다. 아쉽게 톱7에 들지는 못했지만, ‘미스트롯2’를 통해 호소력 짙은 가창력과 감정의 깊이가 느껴지는 노래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강혜연에게 ‘미스트롯2’는 값진 경험이자 힘든 기억이기도 하다. 그는 “8위라는 성적이 아쉬워서 울기도 했지만, 그 다음 날부터는 경연이 끝났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하고 후련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전에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시도 받았고, 제가 노래를 못할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미스트롯2’ 이후 이름을 알리게 되니까 오히려 잘해주시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노래하면 ‘누구야?’가 아닌 ‘강혜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트롯 가수로 나선 강혜연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걸그룹 때와 창법이 달라 고생을 했고, 무엇보다 달라진 주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행사나 축제에서도 관객의 호응도가 중요했기 때문에 무대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해나가야 했다. 그러나 강혜연은 멈추지 않고 도전을 거듭했고, 오늘날 대중에게 기쁨을 안기는 트롯 스타로 성장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 강혜연은 “계속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지칠 때도 많죠. ‘나는 왜 스타가 되지 못 할까’, ‘똑같은 노력을 해도 왜 기회가 안 주어질까’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요. 이름이 알려졌을 때도 그 어중간한 위치에 머무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각자의 길이 있고, 때가 있으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하면 언젠가 대중이 알아주실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