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중계를 맡은 해설진은 여러차례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고 했다. 말 그대로 난타전을 펼친 두 팀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경기를 선보이며 3-3 무승부로 마쳤다.
울산은 2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울산은 선제 골을 넣은 뒤 대전에 내리 3골을 허용하며 1-3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강팀' 울산은 후반전 주민규가 멀티 골을 터뜨리며 승점 1을 따냈다. 한편 대전은 레안드로(1골 2도움)-마사(2골)가 맹활약하며 울산에게 다시 한번 패배를 선사하는 듯 했으나, 후반전 주민규를 막지 못했다.
홈팀 울산은 시즌 두 번째 7연승 길목에 섰으나 또 대전에 의해 막혔다. 앞서 개막 7연승 도전에서 대전이 울산의 길목을 막았는데, 한 달 뒤 만남에서도 같은 그림이 반복됐다. 천신만고 끝에 패배를 면한 울산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8을 기록, 리그 1위를 유지했다. 2위권과 승점 차는 11점이다.
원정 팀 대전은 다시 한번 대어를 낚는 듯 했으나 후반전 주민규를 막지 못했다. 대전은 리그 3경기째 무승 행진(1무 2패)를 이어갔다. 대전은 승점 22(6승 4무 5패)를 기록, 리그 5위에 위치했다.
전반 포문은 대전이 열었다. 안톤이 전반 12분 이진현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를 시도했다. 제대로 맞지 않아 공은 크게 빗나갔다.
8분 뒤 먼저 웃은 건 울산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대전 김민덕이 머리로 걷어낸 공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득점 후 김영권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 틈을 대전은 놓치지 않았다. 4분 뒤 티아구의 패스를 받은 김현우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굴절된 공이 레안드로 앞으로 떨어졌다. 레안드로를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레안드로의 시즌 2호 골.
32분 레안드로는 이번에는 킬패스로 울산 수비를 뚫었다. 순식간에 마사가 노마크 찬스를 맞았다. 마사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0분 뒤에도 마사-레안드로가 빛났다. 오른쪽 측면을 침투한 레안드로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마사는 빠른 공을 침착하게 터치한 뒤, 깔끔한 터닝 동작으로 박용우를 속였다. 마사는 조현우 바로 앞에서 왼발로 밀어넣으며 멀티 골을 완성했다. 홈팀 관중은 침묵에 빠졌다.
후반전 총공세에 나선 울산은 바코를 앞세워 공격을 전개했으나, 대전은 적절한 파울을 섞으며 울산의 공격을 끊었다.
후반 9분 바코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이창근이 다리로 감각적인 선방을 선보였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후반전 이청용·조현택·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특히 25분에는 그 결실을 맺는 듯 했다. 바코-주민규의 연이은 패스가 마틴 아담에게 연결됐다. 마틴 아담은 지체 없이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코의 아웃 프런트 패스, 주민규의 힐패스, 마틴 아담의 슛까지 모두 완벽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이 취소됐다.
30분 다시 한번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마틴 아담이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이창근의 선방에 의해 막혔다. 하지만 2분 뒤 드디어 추격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 이후, 세컨드 볼 상황에서 루빅손이 크로스를 시도했다. 주민규가 박스 안에서 깔끔한 헤더로 추격 골을 터뜨렸다.
이후 마틴 아담의 두 차례 기회는 모두 무산됐지만, 44분 마침내 경기가 원점이 됐다. 이번에는 박스 안 마틴 아담의 패스를 주민규가 깔끔한 왼발 슛으로 골문 구석을 흔들었다. 주민규의 시즌 8호 골.
추가시간 대전은 레안드로를 앞세워 역전에 나섰으나 김기희가 연속된 태클로 저지했다.
49분 이청용이 결정적인 패스로 마틴 아담에게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슛은 이창근 정면이었다. 1분 뒤에 대전 역시 역습에 나섰으나, 임은수의 슛은 조현우가 막아냈다. 두 팀은 명경기 끝에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