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와 디 로렌초.(사진=게티이미지)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후보. 오른쪽부터 김민재, 테오 에르난데스, 조반니 디 로렌초. 사진=세리에A 사무국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 후보에 오른 김민재(27·나폴리)가 팀 동료이자 ‘주장’ 조반니 디 로렌초(30)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네가 수상해야 한다’며 서로를 지목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사무국은 31일(한국시간) 2022~23시즌 최우수 수비수상 후보 3명을 발표했다. 김민재와 디 로렌초,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가 후보로 선정됐다.
세리에 A가 후보 선정 소식을 알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디 로렌초와 김민재가 댓글을 달았다. 먼저 디 로렌초가 김민재를 태그하며 눈에 하트가 달린 이모지를 덧붙였다. 최우수 수비수상을 김민재가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러자 김민재는 디 로렌초를 태그하며 손가락과 엄지, 하트 이모지를 활용했다. 동료인 디 로렌초가 상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글자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마치 수상자는 “너야”라고 말하는 듯한 이모지였다. 후보에 오른 두 동료가 서로를 인정하는 ‘훈훈한 미루기’가 이뤄진 셈이다.
팬들은 압도적으로 김민재를 지지하고 있다. 디 로렌초와 김민재가 남긴 댓글 아래로 응원 구호인 “KIM·KIM·KIM”을 적는 팬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김민재를 수상자로 예상했다.
디 로렌초와 김민재가 주고받은 댓글.(사진=세리에 A 인스타그램 캡처) 김민재.(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사진=연합뉴스 로이터)
다만 이 상은 투표가 아닌 세부 지표 근거로 선정한다. 인기가 아닌 철저하게 실력을 보고 최고를 가리는 것이다.
2018~19시즌 제정된 최우수 수비수상은 그동안 모두 센터백의 차지였다.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를 시작으로 스테판 더 프레이(인터밀란) 크리스티안 로메로(아탈란타) 글레이송 브레메르(토리노·이상 당시 소속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는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사진=연합뉴스) 나폴리 안방에서 제대로 된 파티를 즐긴 김민재.(사진=연합뉴스)
지금껏 모두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최우수 수비수가 나왔다. 팀 커리어를 배제하고 오롯이 개인 능력을 보고 뽑았다는 방증이다. 물론 김민재는 팀의 우승과 개인 지표 여러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위치해 경쟁자 둘에 뒤지지 않는다. 수상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예상되는 배경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지난해 9월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이적 두 달 만에 이 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지금껏 아시아 선수가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지 못했는데, 김민재가 또 한 번 ‘최초’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