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한국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면서 여러 기록이 쏟아졌다.
김은중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나이지리아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직전 2019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정규 시간(90분)을 득점 없이 마쳤다. 양 팀의 희비는 연장전에서 갈렸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강원FC)이 올린 코너킥을 센터백 최석현(단국대)이 헤더로 연결해 나이지리아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으로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별리그까지 총 5경기를 치른 한국은 3승 2무를 기록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축구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 참가 사상 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3승 2무를 기록한 것은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 스페인전 승부차기 승리 이후 처음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최다 승점을 얻은 21년 전과 타이를 이뤘다. 김은중호가 남은 2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한다면,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승점을 얻은 팀이 된다.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도움을 올린 ‘캡틴’ 이승원은 진기록을 세웠다. 조별리그부터 김은중호 허리를 담당한 그는 총 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FIFA 주관 대회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기록이다.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도움 4개를 올린 것은 2019 폴란드 대회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2골 4도움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이승원은 이번 대회에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면모를 한껏 뽐냈다. 도움 4개를 모두 세트피스(코너킥 3개·프리킥 1개)로 기록했는데, 역시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이승원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최)석현이와 (김)지수가 우리 팀에서 헤더가 장점임을 알고 있다”며 “코너킥을 강하게 올릴 테니 날카롭게 들어가라고 미리 얘기했다. 자리를 잘 잡아 들어가서 머리에 쉽게 얹힐 수 있었다”고 했다. 에콰도르와 16강전에서 이승원이 최석현과 코너킥 득점 합작에 관해 설명한 것인데, 둘은 나이지리아전에서 또 한 번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4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격돌한다. 승리 시 오는 12일 우루과이, 이스라엘의 준결승전 승자와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