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KBS 사장이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철회할 경우 사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며 대통령실과 면담을 요청했다.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KBS 수신료(월 2500원)는 1994년부터 전기요금과 통합해 한국전력공사가 일괄 징수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9일부터 한 달간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참여 토론이란 제목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총 투표 수 5만8251표 중 약 97%가 분리 징수에 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강제납부 폐지)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김의철 사장은 “만일 전임 정권에서 사장된 내가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그러니 대통령실은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 철회하는 즉시 내가 이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KBS 미래와 발전을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과 직접적인 대면을 요청한다”면서 “수신료의 실질적 주체는 KBS”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분리 징수가 공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영방송사 KBS의 근간을 흔든다”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신료 수입은 징수 비용을 제외하고 6200억원 정도였으나 분리 징수가 도입되면 1000억원대로 급감할 것”이라며 “이는 KBS에 부여된 다양한 공적 책무를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사장은 징수 방식의 논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수신료의 가치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는 건 언제나 KBS의 과제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이 보여준 질책엔 깊이 고개를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