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5)이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 대기록 달성도 미뤄지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7일 등판한 SSG 랜더스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4와 3분의 1이닝 동안 11피안타 7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타선이 3회까지 5점을 지원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를 기록했다.
두 경기 연속 부진이다. 양현종은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원정 경기에선 2이닝 동안 무려 9점을 내줬다. 통산 465경기에 등판한 그가 한 경기에서 기록한 가장 많은 실점이었다.
양현종은 5월까지 등판한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전에선 6과 3분의 2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스코어 6-3)를 이끌고 개인 통산 162승째를 거뒀다.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라섰다.
그런 양현종이 갑자기 부진하다. 그가 두 경기 연속 7점 이상 내준 건 프로 데뷔 뒤 처음이다. 2023시즌 평균자책점은 4.55까지 치솟았다.
구속이 떨어진 건 아니다. 5월까지 양현종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은 141.6㎞/h였다. 7일 SSG전은 142.8㎞/h, 2일 롯데전은 141.9㎞/h였다.
결국 문제는 제구였다. SSG전 5회 초 1사 2루에서 상대한 좌타자 김민식과의 승부가 대표적이다. 포수는 바깥쪽으로 벗어나 앉았는데, 양현종의 직구는 타자 몸쪽으로 향했다.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이어졌다.
양현종은 5월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94일 만큼 매우 강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 좌타자와 14번 승부에서 안타 7개를 내줬다.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도 안타로 이어졌다. 강점도 무뎌졌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부터 대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통산 탈삼진·다승·이닝 부문 모두 역대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승으로만 160승을 올린 그는 4승을 더하면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보유한 현재 최다 기록(163승)을 넘어설 수 있다. 전반기 안에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컸지만, 멀리 미뤄진 것 같다. 현재 양현종 앞에 놓인 숙제는 충격적인 부진을 극복하고 5이닝을 채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