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의 아슬아슬한 문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서진용은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달성했다.
투구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9-7로 앞선 9회 말 등판한 서진용은 3~5번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최형우-김선빈에게 안타 1개, 볼넷 2개를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고종욱에게 9-8로 쫓기는 희생플라이를 허용한 뒤 이우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또다시 만루를 허용했다. 끝내기 위기에 몰린 서진용은 김규성을 삼진, 신범수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힘겹게 경기를 매조졌다.
서진용은 올 시즌 구원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7일 기준으로 총 20세이브를 올리며 2위 홍건희(13세이브, 두산 베어스)와 격차를 벌렸다.
5월 중순까지 20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과 함께 국내 500만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딴 '서즈메의 문단속'이란 수식어까지 생겼다.
최근 들어 서진용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지난달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첫 자책점(1이닝 3볼넷 1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6경기(3실점) 중 5경기에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나머지 한 경기(5월 24일 LG 트윈스전) 역시 5-3으로 앞선 9회 2사 1, 2루의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 5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 1사 만루(1실점), 지난 3일 키움전 2사 만루, 6일 KIA전 2사 만루, 7일까지 세이브 상황에서 4경기 연속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원인은 제구 불안이다. 서진용은 최근 6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10개를 허용했다. 여기에 몸에 맞는 공 1개, 피안타 8개도 있다.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영점을 잡지 못해 주자를 연속해서 내보낸다.
그러나 서진용은 결국 뒷문 단속에 성공한다.
올 시즌 20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다. 블론세이브 0회.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다. 서진용은 최근 6경기에서도 안타 한 방이면 역전 내지 끝내기 점수를 내줄 위기였지만 결국엔 막았다.
서진용도 "최근 주자를 계속 내보내며 투구 내용이나 실점으로 힘든 경기를 해 팀에 미안하다"고 한다. 투수 출신의 김원형 SSG 감독은 "올 시즌 잘 나가는 원동력 중에 서진용의 지분이 상당히 크다"고 칭찬한다.
서진용은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현재 2022년 21세이브) 작성에 바짝 다가섰다. 1차 목표인 최다 세이브를 경신하면, 그다음 30세이브를 향해 진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