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 최형우(43)가 팀에 든든한 우승의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나이를 잊은 여전한 기량은 단순히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후배 선수들의 마음가짐까지 바꿔놓는 중이다. 특히 팀의 간판스타 구자욱(33)에게 최형우의 귀환은 남다른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12월 3일, 삼성과 2년간 인센티브 포함 최대 총액 26억원의 조건으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최형우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건 2016년 이후 10년 만.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이 4연속 통합우승을 하는 데 일조한 최형우는 2016시즌을 마치고 KIA 타이거즈로 FA 이적했으나, 10년 뒤 다시 삼성으로 돌아왔다.
'낭만의 귀환'이다. 하지만 삼성은 허상뿐인 낭만만 쫓지 않았다. 최형우는 42세였던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장타율 0.529의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43세 시즌인 올해에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삼성이 그를 영입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하는 그의 활약상에 구자욱을 비롯한 중고참 선수들은 자신감을 얻는다. 구자욱은 "(최)'형우 형이 하는데, 우리가 못 할 게 어디 있냐'는 마음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활력이 넘친다"라며 최형우가 합류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월 괌 스프링캠프 훈련 중인 구자욱-최형우. IS포토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10년 전, 최형우가 팀의 타선을 이끄는 든든한 중고참이었을 때 구자욱은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딘 풋풋한 막내급 선수였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러 재회한 지금, 구자욱 역시 어느덧 후배들을 이끄는 베테랑 반열에 올라섰다.
구자욱은 "형우 형과 삼성에서 마지막으로 같이 뛴 게 딱 10년 전이더라. 그때 나는 너무나도 어렸던 선수였다. 지금의 이재현(23), 김영웅(23)보다도 어린 나이였는데, 이렇게 10년 뒤에 다시 만나니까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전했다. "10년 전 나는 형우 형 눈도 못 마주쳤는데, 재현이는 나를 3초 이상 빤히 쳐다보더라. 세상 많이 바뀌었다"라는 농담도 덧붙였다.
삼성 김영웅-구자욱. 삼성 제공
그러면서 "(이)재현이와 (김)영웅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형우 형을 바라보며 느끼는 것처럼 10년 뒤에 그들도 나를 비슷하게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형우처럼 적지 않은 나이에도 기량을 유지하면서 후배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주는 선배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최형우의 살아있는 전설 같은 활약과 이를 거울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구자욱. 건강한 자극과 끈끈한 선후배의 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삼성 라이온즈의 2026시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