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 이강인. 사진=마요르카 SNS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이 시즌을 마치고 6월 중 두 차례 예정된 평가전을 위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레알 소시에다드가 이강인(22·마요르카) 영입을 노린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를 제치고 이른바 ‘하이재킹’을 통해 이강인을 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스페인 에스파냐 디아리오는 9일(한국시간) “레알 소시에다드가 올여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계약으로 꼽히는 이강인을 AT 마드리드로부터 하이재킹 할 것으로 보인다”며 “AT 마드리드가 먼저 관심을 보였지만, 레알 소시에다드는 구보 다케후사(22)를 앞세워 이강인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강인 영입전에서 가장 앞서 있는 팀은 AT 마드리드다. 지난겨울에도 이강인 영입을 추진했던 AT 마드리드는 여름 이적시장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마요르카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이미 AT 마드리드와 이강인 간 개인 합의는 마쳤고 구단 간 협상만 남았다는 현지 소식까지 나왔다.
다만 이강인과 마요르카 구단 간 책정된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 지불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바이아웃에 못 미치는 1500만 유로(약 211억원)의 이적료에 선수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첫 제안에 나선 이유다. 마요르카 구단도 이강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선수가 필요하다. AT 마드리드가 마침 촉망받는 유망주이자 이강인과 포지션이 비슷한 로드리고 리켈메(지로나)를 카드로 꺼내 들었다. 마요르카가 또 다른 선수 임대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레알 소시에다드도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AT 마드리드와 달리 바이아웃 조항을 활용해 곧바로 이강인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게 현지 보도다. 마요르카와 AT 마드리드 간 협상은 풀어야 할 매듭이 적지 않은 반면 레알 소시에다드는 단번에 마요르카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준비 중인 셈이다.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는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마요르카 SNS 현지에서는 이강인과 가까운 사이였던 동갑내기 절친 구보의 행보가 이강인 영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었던 구보는 원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 뒤 곧바로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 이적 첫 시즌 그는 리그에서만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이강인과 마찬가지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35경기(선발 29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한 기회도 받았다.
구보를 주축으로 활용한 구단의 방침, 그리고 이번 시즌 이강인이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레알 소시에다드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전망이다. 또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위에 올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을 따냈다는 점도 이강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매체는 “우선 올여름 이강인이 새로운 팀으로 향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고, 선수도 다음 시즌 UCL에 출전하는 만큼 이적할 마음이 있을 수 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득점력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 영입이 필요하다. 이강인 영입이 필수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만약 레알 소시에다드가 바이아웃을 통해 이강인 영입을 추진하면, 마요르카는 진행 중인 AT 마드리드와 협상과는 무관하게 레알 소시에다드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 이강인 역시 레알 소시에다드와 개인 합의만 마치면 이적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만약 이강인이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면 구보와 재회하게 된다. 둘은 마요르카에서 한 시즌 동안 유독 가깝게 지냈던 사이로, 구보가 마요르카를 떠난 뒤에도 SNS 등을 통해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AT 마드리드, 레알 소시에다드뿐만 아니라 레알 베티스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들도 꾸준히 이강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AT 마드리드의 첫 공식 제안에 레알 소시에다드의 하이재킹 가능성까지 떠오르면서 이강인 영입전쟁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물론 행선지를 선택하는 최종 결정은 이강인의 몫이다.
지난 2월 이강인의 생일을 맞아 SNS를 통해 한글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했던 구보 다케후사. 사진=구보 SNS 캡처마요르카 이강인. 사진=마요르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