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외에도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빌런이다.
1편의 장첸(윤계상)부터 시작된 ‘범죄도시’ 빌런의 계보에 여성이 추가될 수 있을까. 마동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마동석이 느끼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카타르시스다. 실제 형사라면 할 수 없을 피의자에 대한 무력 행사나 어떤 빌런과 만나도 일대일 싸움에선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압도적인 파워. 여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관객들에게 어필된다는 것이다.
1편에서 잔혹함의 절정을 보여줬던 장첸을 비롯해 2편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던 강해상(손석구), 이번 3편의 투톱 빌런인 주성철(이준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에 이르기까지. ‘범죄도시’ 속 주요 빌런들은 전부 남성이었다. 웬만한 남성도 힘대힘으로 맞붙기 어려운 마석도이기에 외형적 밸런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8편까지 진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매번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여성 빌런 역시 고민하는 지점이다. 그는 “메인 빌런을 여자로 설정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대답하기 어렵다”면서도 “나의 이 답이 힌트가 될 수도 있다”는 말로 여성 빌런을 고려하고 있음을 확실히 짐작하게 했다.
중요한 건 균형감이다. 마석도와 팽팽하게 대립할 수 있는 중압감과 카리스마. 여기에 마석도 특유의 괴물 같은 펀치를 받아낼 수 있는 어떠한 장치가 필요하다. 마동석은 “아무리 빌런이라도 마석도가 여성이랑 싸우면서 과격한 액션을 구사하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며 웃었다.
“‘범죄도시’는 카타르시스가 중요한 작품이잖아요. 액션 영화고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여성 빌런을 메인에 배치한다고 하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앞에 추가적으로 배치를 해야겠죠. 사실 생각하고 있는 인물도 있고요.”
그 외에도 마동석은 각 작품에 나오는 여러 캐릭터들 간 컬래버레이션도 희망하고 있다. 시리즈 별 빌런들을 모아 ‘빌런 어벤져스’를 만든다는 구상도 해봤고, 이번 3편에서 관객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은 초롱이(고규필)와 ‘범죄도시’ 시리즈의 감초 장이수(박지환)의 만남도 생각해 봤다. 마동석은 “‘범죄도시’와 관련한 스토리는 8개 정도 추렸는데, 조금씩 변주를 주고 있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도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1, 2편에 이어 3편도 개봉 이래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으며 흥행 질주를 계속하는 상황. 마동석이 꿈꾸는 그림들이 앞으로 이어질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