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에콰도르와의 2023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고 있는 이영준. 연합뉴스지난 2일 에콰도르와의 2023 FIFA U-20 월드컵 16강전 승리를 이끈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천 상무 소속 김준홍(왼쪽)과 이영준. 사진=대한축구협회
‘K-해리 케인’ 이영준(20·김천 상무)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 출전하며 김은중호의 4강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영준은 12일(한국시간) 열린 이스라엘과의 3위 결정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었다.
대회 첫 경기인 프랑스전(2-1 승)에서 보여준 ‘경례 세리머니’로 주목받은 이영준은 김은중호의 모든 경기 선발 출전해 최전방을 맡았다. 조별 리그 첫 경기인 프랑스전 추가 골을 터뜨리며 인상을 남긴 그는 4강까지 사실상 모든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고군분투했다.
두 번째 경기였던 온두라스전 도중 발목을 크게 다친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가 귀국하자, 이영준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이영준은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밝힌 해리 케인(토트넘) 다운 활약을 펼치며 김은중호를 이끌었다. 단순히 중앙에 머무는 것이 아닌, 측면으로 이동해 공 전개를 도왔다. 상대에 등을 지며 공을 지켜내는 포스트 플레이도 빛났다.
16강 에콰도르전에선 놀라운 트래핑과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8강 나이지리아, 4강 이탈리아전에선 상대의 거친 파울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단단히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고군분투했다. 매 경기 90분 뛰며 상대 견제에 시달렸음에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3·4위 이스라엘전에선 60분간 활약한 뒤 임무를 마쳤다. 이번 대회 이영준의 최종 성적은 7경기 2골 1도움으로 빛났다.
지난 2일 에콰도르와의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이영준.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3월에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털어낸 성과다. 당시 그는 총 5경기(2선발)에 나섰으나, 대회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은중호는 당시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공격력의 부재가 탈락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영준은 4월 소집 훈련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회가 있었는데 해결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에 대해선 “출전한다면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지는 건 무의미하다”며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2개월 뒤, 그는 세계 무대에서 K-해리 케인과 같은 활약을 펼치며 빛났다. 목표로 한 우승에는 한걸음 모자랐지만,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