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26일 저녁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스포티비에 부담이 될 것 같아 직접 계약 해지 요청을 했고 (해지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모든 비하인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모든 것이 재시작됐다"라면서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들께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씀드린다. DM(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몇년 혹은 몇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 보내신 분들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강조하며 자신을 비판했던 비판과 언론을 향해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재원 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지난 5월부터 논란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5월 한 패션잡지와 인터뷰에 나선 오재원 위원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50)를 언급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해설위원들의)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 그로 인해서 쌓이는 오해들이 정말 싫다”라며 그를 공개 저격했다. 박찬호 KBS 해설위원이 생방송 중계 도중 야구대표팀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했던 부분을 가리킨 것이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 해당 발언은 고스란히 오재원 위원에게 되돌아갔다. 선수들을 향해 한 경솔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오재원 전 위원은 지난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중계하다가 장차 NC 입단을 꿈꾸는 학생 시구자를 두고 “인생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 “두산이나 LG 등 서울 쪽으로 올라갔으면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당 선수가 창원 연고지 학생이고 NC의 지원을 받는 선수라는 충분한 설명이 있었음에도, 오재원은 경솔한 발언으로 팀과 선수에게 상처를 줬다.
지난 24일엔 ‘빈볼(bean ball)’ 논란을 일으켰다. 인천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해설을 맡은 오재원 전 위원은 경기 도중 나온 양창섭의 몸에 맞는 공을 두고 “이것은 대놓고 때린(던진) 거다”라며 고의사구(死球)를 확신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양창섭이 최정을 향해 모자를 벗고 사과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자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라며 고의성을 확신했다. 의견을 사실처럼 말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이후 양창섭은 “공이 손에서 빠졌을 뿐이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예전에 홈런을 맞은 기억으로 몸쪽 승부를 고집하다 실투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양창섭은 오재원 위원의 발언으로 ‘고의로 선수를 향해 공을 던진 투수’로 낙인찍혔다. 양창섭은 ”(간밤에 SNS로) 욕을 많이 먹어서 잠을 못 잤다“라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오재원 전 위원이 박찬호 해설위원을 저격하면서 말한 “(해설로) 바보 만든 선수”가 적용되는 사례였다.
하지만 오재원 전 위원은 오히려 양창섭과 SNS로 맞저격 논란을 일으키며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삼성 포수 강민호의 중재로 이튿날(25일) SSG-삼성전에서 두 사람이 만날 자리가 만들어지는 듯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만남이 불발됐다. 옿려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SSG 관련 해설을 하면서 “스윕승을 부탁하겠다”라고 말해 논란을 더 지폈다. 방송사가 각 팀을 소개할 때 넣은 문구를 인용해 한 말이긴 했지만, 중립을 지켜야 할 해설위원의 입장에서 경솔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삼성과 빈볼 논란이 있던 바로 다음날에 나왔던 해설이었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해설 1년 차였던 오재원 위원은 선수의 입장에서 상황을 진단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해설의 ‘듣는 맛’을 제공한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하지만 소신을 넘어 신중하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여러 논란에 직면했고, 결국 오재원은 세 달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