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올여름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PSG) 영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적어도 오는 2023~24시즌엔 이강인(마요르카)과 음바페가 PSG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음바페의 득점력을 감안하면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가 급증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스페인 마르카는 2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 영입이 불가능하다는 걸 숨기지 않는다. 현재로선 레알 마드리드 계획에 음바페는 없다”고 보도했다. 풋볼에스파냐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2023년 계획에 음바페는 없다”고, 마드리드존은 “레알 마드리드 소식통에 따르면 올여름 음바페는 영입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랫동안 음바페 영입을 추진해 왔다. 다만 PSG가 워낙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책정하면서 영입이 번번이 무산됐다. 음바페와 PSG 간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올여름 다시 영입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레알 마드리드의 뚜렷한 영입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PSG 입장에선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1년 연장 옵션은 음바페의 몫이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고 내년까지 계약 기간을 채운 뒤 팀을 떠난다는 계획이다. PSG 입장에선 단 한 푼의 이적료도 받지 못한 채 내년여름 결별할 위기에 처했다.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올여름 이적시키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냈는데, 이미 계약이 남은 상황이라 방출 위협은 큰 의미가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제안이 없다면 이번 시즌 동행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음바페의 PSG 잔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건 PSG 이적을 앞둔 이강인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음바페처럼 ‘월드 클래스’ 공격수와 호흡을 맞추면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도 자연스레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최근 5시즌 연속 프랑스 리그1 득점왕이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이다. 결정적인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골 결정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도 6골·6도움에 그쳤다. 개인 커리어 하이이긴 하나 마요르카의 전술 등과 맞물려 공격 포인트를 더 쌓는 데는 제한적이었다.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고도 동료들이 이를 살리지 못한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PSG 이적, 특히 음바페와 호흡을 맞추면 자연스레 공격 포인트의 급등도 기대해 볼 만한 이유다.
비단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직접 상대 골문을 노릴 만한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음바페는 직접 골을 마무리하는 것만큼 동료들에게도 기회를 잘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엔 5도움으로 그 수가 크게 줄었지만, 지난 2021~22시즌엔 리그에서만 무려 28골·17도움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팀 전술과 맞물려 이강인이 직접 상대 골문을 위협할 기회도 늘어나게 되고, 역으로 음바페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로 연결하는 장면도 자주 나올 수 있다.
지난 시즌엔 스페인에서도 약한 전력의 팀을 잔류로 이끈 에이스로 활약했다면, PSG로 이적하는 새 시즌부터는 유럽 최강팀에서도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팀 전력과 맞물려 지난 시즌엔 주목을 덜 받았지만 앞으로 PSG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세계적으로 더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이강인 스스로의 가치도 급등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물론 전제조건은 이강인이 PSG로 이적하는 것이지만, 현지에선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적시장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이날 이강인의 PSG 이적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PSG와 마요르카 간 구두 합의까지 도달해 이제 남은 건 서명뿐"이라고 전했다. PSG와 이강인 간 개인 합의나 메디컬 테스트는 진작에 완료됐다.
특히 그동안 이강인의 PSG 이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구단 간 이적료 협상에 합의점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재 PSG 사령탑의 인종차별 관련 체포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선임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이강인의 ‘오피셜’도 그만큼 늦어지는 분위기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이강인이 PSG 유니폼을 입는 건 확정적이라는 게 현지 공통된 전망이다.
PSG도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를 필두로 토트넘, 애스턴 빌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과의 이강인 영입전에서 최종 승리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이강인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AT 마드리드는 마요르카와 이적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EPL 구단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으로 보였는데, PSG가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어 결국 영입을 눈앞에 뒀다.
PSG 구단 역시 앞서 마요르카 구단과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이적료 협상부터 선수를 포함한 딜까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구두 합의까지 이뤄냈다. 이강인과 PSG 구단 간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상황이라 이제 서류 작업을 통한 서명만 이뤄지면 이강인은 PSG 소속 선수가 된다.
이강인은 PSG에서 400만 유로(약 58억원)의 연봉에 5년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마요르카 시절 받았던 연봉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PSG는 프랑스 리그1 최강팀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이강인에겐 앞서 음바페 등과 호흡을 통해 공격 포인트 급증은 물론 우승 타이틀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