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선수 선발·입단을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임종헌(57) 전 안산 그리너스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축구계 전반에 걸친 비리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김현아 부장검사)는 지난 5일 임종헌 전 감독에 대해 배임수재·사기 혐의로, 임 전 감독에게 금품을 제공한 에이전트 최모(36)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을 축구부 감독·에이전트 간 유착관계로 인한 구조적 비리로 보고 있는 검찰은 증거인멸을 우려해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감독은 지난 2018~2019년 태국 네이비FC 감독 시절 한국인 선수 2명을 선발하는 대가로 최씨에게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프로팀에 입단시켜주겠다고 속여 선수 1명에게 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임 전 감독은 그러나 선수 부모들이 사례비 조로 보낸 돈이 자신에게 흘러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에이전트 최 씨의 사기 혐의를 수사하다 임 감독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19일 임종헌 감독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임 감독이 감독으로 재임하던 안산 구단은 성적 부진과 함께 구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사건은 지난 2018~2019년 태국 리그에서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과 관련된 것으로 안산 구단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감독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에이전트 최씨는 모 구단 코치 신모씨에게도 2000만원을, B대학 축구 감독 김모씨에게는 700만원을 각각 준 것으로 파악됐다. 선수 1명에게는 프로 입단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최씨가 지난 2018~2021년에 걸쳐 입단 청탁을 대가로 축구 감독 등에게 준 액수는 6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신모(64) 전 연세대 축구부 감독도 2017~2018년 선수 3명의 프로구단 입단 청탁 대가로 최씨에게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최씨의 배임증재 혐의는 다만 공소시효가 지나 최씨의 혐의 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피해를 본 선수들은 6~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