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죠.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요? 저는 제 작품 말고는 잘안챙겨 봅니다. 하하.”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배우 김명수를 만났다. 날카로운 눈매와 턱선을 가진 그는 ‘냉미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 만난 김명수는 호탕함 그 자체였다. “안녕하세요!”라는 우렁찬 인사로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킨 그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사실 옛날에는 되게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자신감 없는 모습이 곧 저의 이미지가 되는 것 같아서 싫더라고요. 또 배우로 활동하면서 예전의 팀 활동과 달리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디서든 당당한 성격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는 MBC 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이하 ‘넘버스’)에서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 역을 맡았다. 김명수는 종영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군대 전역 후 첫 작품”이라며 “2년 만에 복귀한 탓에 기대가 컸는데 그 만큼 아쉽기도 하다. 감회가 아주 새롭다”고 전했다.
극중 장호우는 훈훈한 외모에 똑 부러지는 성격 그리고 유머까지 갖췄다. 하지만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가족을 잃은 슬픔도 가지고 있는 안쓰러우면서도 밝은 캐릭터다. 김명수는 호우와 실제 자신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계획적인 성향이 비슷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MBTI를 잘 안 믿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극중 호우의 MBTI가 ISTJ라고 하더라고요.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계획적인 그런 성향이 저랑 닮았어요. 특히 저는 은근히 워커홀릭이라 일하면서 쉬는 걸 좋아해요. 일이 없는 날은 뭔가 마음이 불편한 것 같아요.(웃음)”
특히 김명수는 회계사 직업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회계법인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회계사 용어가 너무 어려웠다. 그 용어를 말하려면 그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회계법인에서 눈과 귀로 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넘버스’는 국내 최초 회계사 직업을 다뤘다는 점에서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을 뒀다. 하지만 동 시간대에 SBS금토드라마 ‘악귀’와 맞붙으면서 시청률은 기대에 못미쳤다.
“오랜만의 복귀작인 만큼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지만 모든 작품이 잘 나올 수는 없잖아요. 모든 배우도 그렇고 실제로 ‘넘버스’가 재미있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크게 만족해요. 가장 견제됐던 작품이요? 그런 건 없어요. 저는 작품 찍으면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만 보거든요. 하하.”
‘넘버스’ 종영 후 김명수는 인피니트 멤버 엘로 돌아갔다. 인피니트의 일곱 번째 미니 앨범 ‘비긴(13egin)’을 발표하고 타이틀 곡 ‘뉴 이모션스’(New Emotions)로 활동했다. 인피니트의 완전체 그룹 활동은 2018년 발매한 정규 3집 ‘탑 시드(TOP SEED)’ 이후 5년 만이었다.
“5년 치를 몰아서 제대로 준비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정말 힘들던 것 같아요. ‘뉴 이모션스’는 요즘 스타일 곡을 인피니트 스타일로 재해석한 곡이에요. 팬들이 ‘5세대 아이돌 같다’는 이야기도 하시더라구요.(웃음) 사실 되게 떨려요. 그래도 팬들이 오래 기다려 준 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