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포럼] 청담언니 “유튜브 구독자 90%가 외국인…K문화의 힘, 정말 대단하죠”
권혜미 기자
등록2023.08.09 07:52
수정
2023.08.09 10:47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이 SNS,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청소년들이 장래 희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꼽는가 하면 스타들도 각종 행사장에서 이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 줄을 설 정도다. 문화, 경제 측면에서 대한민국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 축이라 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제1회 K포럼(Korea Forum 2023)을 준비하며 주요 연사들로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들을 초청했다. K포럼은 K콘텐츠가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으로 확대 재생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K’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오는 9월 1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대한민국이 브랜드다’라는 주제로 열린다.<편집자주>
“K문화, 특히 음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기가 정말 뜨거워요. 한국 음식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강점이 많죠. 지난해 제가 배추 30포기로 김장하는 콘텐츠를 찍었는데, 이 영상이 유튜브랑 틱톡에서 조회수가 다 잘 나왔어요. 그만큼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 음식을 좋아한다는 거죠.”
에스티청담 대표 청담언니(본명 조경애)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요리·메이크업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이다. 2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음식, 뷰티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있다. 요리 채널 ‘청담언니’는 구독자 수 275만명, 뷰티 채널 ‘화장하는 청담언니’는 66만명(8일 기준)이다.
청담언니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유튜브 구독자 수의 90%가 외국인, 10%가 한국인”이라며 한국 문화를 향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청담언니는 제1회 K포럼(Korea Forum 2023)에 연사로 참석한다. ‘K푸드,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혀라’라는 제목의 2세션에서 방송인 허경환, 양수빈 푸드 크리에이터, 충주시 홍보맨 크리에이터, 이치형 CJ푸드빌 본부장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청담언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2018년 메이크업 국가 자격증 실기 영상을 만들기 위해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미국, 인도, 동남아 등 국가를 막론하고 제 채널을 정말 많이 보고 계세요. 이제 국내 유튜버의 알고리즘 노출이 더 이상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랬던 청담엄니가 푸드 크리에이터의 길을 겪게 된 시점은 2020년부터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그 문을 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운영하고 있던 매장이 문을 닫게 됐고, 집에서 아이의 간식을 만들어주다가 요리 계정을 만든 게 3년 동안 이어진 것이다. 지금은 뷰티 채널보다 요리 채널이 더 구독자가 많으니,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 낸 청담언니의 삶이 곧 브랜드가 됐다.
청담언니는 자신의 음식솜씨를 하루에 몇 백인 분의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함바집’을 오랫동안 운영해 온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랬기에 어린 시절부터 요리를 가까이서 접했고, 그랬기에 음식 크리에이터가 됐다. 열심히 일을 한 어머니의 삶의 자세 또한 청담언니가 물려받은 셈이다.
메이크업과 요리,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영역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청담언니는 양쪽이 구분없는 똑같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메이크업이나 음식 모두 색채와 모양이 어우러지도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담언니는 구독자들이 자신의 채널을 통해 예쁜 화장을 하고, 예쁜 음식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메이크업 상품에 ‘한국’이라는 글만 붙여도 다들 사고 싶어해요. 해외배송도 안 하는데 외국에서 ‘판매해달라’며 연락이 오더라고요. 제가 한국 사람이고, ‘K아이돌 스타일’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이런 파워가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청담언니는 메이크업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만큼 외국에서도 사업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근 논의하고 있는 사업 역시 ‘K’와 연관이 깊다. 바로 K팝 스타나 한국 톱배우들의 메이크업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청담언니는 “한국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피부 관리, 심지어 목욕 문화까지 일대일로 배우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단순 관광이 아닌, 한국의 ‘뷰티 체험’을 하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일본에서는 한국의 대표 퍼스널 컬러뿐만 아니라 인생네컷 사진까지 알려졌더라고요. 현 시점에서 K문화의 영향력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웃음)”
청담언니의 말처럼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스타들 덕분에 이들의 화장법, 헤어스타일, 의상 등 모든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음영에 집중했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의 메이크업 방법을 취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화장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역시나 K팝 가수들이었다.
“외국인분들도 한국 스타일로 화장을 하면 굉장히 어려보이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아마 K아이돌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세계적 무대에서 활동하고, 과하지 않게 깨끗하고 청순한 모습을 어필하니까요.”
청담언니는 K뷰티를 더욱 발전해나갈 방안 중 하나로 K팝 가수들과의 협업을 제안했다. K팝 가수들이 우리나라 뷰티 브랜드의 모델이 되면, 국내 브랜드를 전 세계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더불어 청담언니는 ‘K포럼’에 바라는 점에 대해 여러 연사들의 생각과 고민을 듣고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포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9월에 열리는 K포럼에 저를 포함해 많은 연사분이 출연하고, 또 인터뷰도 진행하고 있잖아요. 단순한 현상 분석뿐만이 아닌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반영해서 K포럼이 K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행사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