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세 번째 시즌을 앞둔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자신을 중용한 사령탑과 결별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황희찬의 울버햄프턴은 9일(한국시간) “구단은 훌렌 로페테기(스페인) 감독과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원만한 계약 종료가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로페테기 감독은 단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희찬에게도 악재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을 붙박이 선발로 기용하진 않았으나,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신뢰를 보였다. 황희찬은 브루노 라즈 전 감독 시절 38경기 5골을 넣었는데,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선 19경기 만에 4골을 넣었다. 믿음직한 교체 자원으로 인정 받아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황희찬은 다시 한번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황희찬은 지난달 12일 출국 당시 “최고의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령탑 교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특히 지난 5일 스타드 렌(프랑스)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예열을 마쳤던 상황이라 아쉬움은 배가 된다.
황희찬의 이적설이 다시 피어 오를 가능성도 있다. 현지 매체들은 로페테기 감독이 구단을 떠난 이유에 대해 ‘선수 영입’이라고 입을 모았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2년간 슈퍼 에이전트라 불리는 호르헤 멘데스(포르투갈) 에이전시 소속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 진출은 고사하고 연속으로 EPL 중위권에 머물렀다. 지출한 금액은 많지만, 수익이 모자라 시즌 중에도 몇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다. FFP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벌금과 승점 삭감 등 철퇴를 맞는다.
결국 울버햄프턴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1군 선수 7명과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라울 히메네스(풀럼) 후벵 네베스(알 힐랄) 아다마 트라오레(FA) 주앙 무티뉴(FA) 코너 코디(레스터 시티) 등 모두 떠났다. 반면 영입은 맷 도허티 한 명뿐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과 2026년까지 계약돼 있다. 구단 입장에선 판매시 이적료를 받아낼 수 있다. 황희찬 역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편 디 애슬레틱, BBC 등 유력지들은 울버햄프턴의 차기 사령탑으로 게리 오닐 전 본머스 감독을 언급했다. 오닐 감독은 2022~23시즌 본머스의 EPL 잔류를 이끌었으나, 이후 경질됐다. 울버햄프턴은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023~24시즌 EPL 레이스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