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용은 지난 8일 서울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6패)을 기록했다.
전업 선발이 아닌 최승용에게 쉽지 않은 과제였으나, 쉽게 해냈다. 4선발로 올 시즌을 출발했던 최승용은 5월부터 불펜과 대체 선발로 자리를 옮겼다. 경쟁에서 밀렸고, 왼손 불펜의 필요성 때문에 선발진에서 이탈했다.
그래도 팀은 여전히 그의 힘이 필요했다. 곽빈, 딜런 파일, 최원준 등이 연이어 자리를 비울 때 최승용이 그 자리를 채워냈다.
대체 선발 등판을 마치고 불펜으로만 나올 때는 한층 더 탄탄해졌다. 6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11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25 1세이브를 거뒀다. 왼손 불펜 옵션이 전무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에겐 천군만마와 같았다. 그리고 이 감독은 최원준이 지난 2일 등판 후 등 결림 증상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자 다시 한번 최승용 카드를 꺼냈다.
지난 4일 불펜으로 등판한 최승용에게 휴일을 사흘뿐이었다. 긴 이닝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공격적인 투구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6회 안타 2개로 실점하기 전까지 2루 진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기 전 빠르게 승부해 무사사구로 투구를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최승용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 이상적인 스트라이크 비율(63.5%)을 바탕으로 5와 3분의 1이닝이나 책임져 주며 마운드 운용에 큰 도움을 줬다"고 칭찬했다.
최승용은 "날씨도 상당히 더웠고 선발 투수로 오랜만에 다시 올라가니 힘든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포수 (박)유연 형이 잘 리드해준 덕분에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3일 쉬고 등판했지만, 투구 수 관리가 잘 됐기 때문에 무리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포수 박유연은 "승용이가 오늘 공이 좋아 공격적으로 갔다. 6회에는 힘이 조금 빠진 것 같다"고 전했다. 최승용도 "6이닝을 다 채우지 못한 건 아쉽지 않다. 6회 들어서 공이 손에서 조금 빠졌는데 벤치에서 적절하게 교체해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주전 포수이자 4번 타자 양의지가 옆구리 미세 손상으로 최대 3주 이탈할 예정이다. 공격력 대신 투수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라울 알칸타라-곽빈-브랜든 와델 에이스 편대는 든든하다. 최승용이 대체 선발이자 왼손 불펜으로 팀의 약한 고리를 강화해주면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최승용은 "이번 시즌 어느 보직을 맡든지 팀이 가을 야구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