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지난 9일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특별히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 보호 차원의 성격이 짙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특정 부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1군 엔트리 제외와 마찬가지로 선수 보호 차원의 휴식이다.
안우진은 현재 리그 최고 투수다. 2018년 1차 지명 입단해 구위는 좋았지만 제구력이 흔들려 고전했다. 불펜 투수로 활약해 온 안우진은 2021년 선발 투수로 전향해 107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5승 8패를 올리며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를 차지했다. 데뷔 첫 골든글러브(투수)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역시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2.33)이 가장 낮다.
구위가 좋은 만큼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투수 가운데 이닝(196이닝)과 투구 수(3003개) 전체 1위였다. 올 시즌에는 팀 동료 아리엘 후라도(136이낭-2137개) 보다 조금 적은 2위(132와 3분의 2이닝-2088개)다. 지난해 같은 경기 수와 비교하면 엇비슷하다. 확실한 건 최근 3년 사이 투구 이닝과 투구 수가 많이 증가했다.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안우진은 지난 8일 롯데전 0-0으로 맞선 6회 초 2사 1루에서 교체됐다. 투구 수는 104개. 주 2회 등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에이스의 자존심을 고려하면 예상 밖이었다. 8승 기회를 놓친 안우진도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최종 성적은 5와 3분의 2이닝 4피안타 1실점(0자책)이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이 초반부터 볼넷(총 4개)을 내주는 등 유난히 힘들어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일요일 등판과 투구 수 등을 고려해 (6회 2사 1루 상황서) 교체했는데, (후속 투수가 실점해) 의도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불편한 동작도 보였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공이 날리는 모습도 있었다. 그래서 우려스러웠다"고 진단했다.
전날(9일) 경기에서 키움은 지긋지긋한 구단 최다 타이기록인 9연패에서 탈출했다.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나 올 시즌엔 삼성 라이온즈와 꼴찌 싸움 중이다.
갈 길이 바쁘지만 '현재'보다 '다음'을 기약하는 분위기다. 최근 LG 트윈스에 최원태를 내주고, 유망주와 신인 지명권을 얻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원기 감독은 "아무리 급해도 (선수 몸 상태를 보고 이대로) 넘길 순 없었다"며 "더 큰 문제가 생길까봐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