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와 해리 케인이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지난 1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 DFL 슈퍼컵 라이프치히전에서 선발 제외에 이어 우승 실패의 쓴맛까지 본 탓이다. 김민재외 케인 모두 기대했을 '데뷔전 우승'도 허망하게 날아갔다.
선발 라인업이 발표될 때부터 싸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김민재의 선발 제외가 더 충격이 컸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한 김민재는 현지 매체는 물론 분데스리가 사무국조차 이날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은 물론 이적 후 프리시즌에서 보여준 경쟁력 등을 돌아보면 자연스러운 전망이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그러나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김민재 대신 선발로 내세웠다. 더리흐트의 파트너로 예상됐던 김민재 대신 우파메카노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김민재가 빠진 수비진은 전반 3분과 44분 연이은 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투헬 감독은 하프타임 더리흐트를 빼고 그제야 김민재를 투입하며 선발 라인업의 패착을 인정했다.
교체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결정적인 태클 등을 선보이며 수비진을 단단히 지켰다. 2차례 클리어링과 95%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 등 안정감을 심었다. 김민재가 버틴 후반 바이에른 뮌헨은 더 이상 필드골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미 기운 승기를 극복하긴 역부족이었고, 후반 23분 핸드볼 파울에 따른 페널티킥 쐐기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우승 타이틀’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도 웃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케인은 전날 이적이 공식화돼 다급하게 슈퍼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곧바로 선발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투헬 감독은 2005년생 신성 마티스 텔을 먼저 최전방 원톱 선발로 대신 내세웠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은 71%에 달하는 전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슈팅 수에선 오히려 5-6으로 열세였다. 좀처럼 2골 차 열세가 좁혀지지 않자 후반 19분 케인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다만 케인 투입 직후 4분 만에 추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팀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았다. 케인도 약 30분 간 단 3차례 공을 터치하는데 그쳤다. 토트넘에서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던 한을 이번 경기에서 풀고 싶었을 케인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바이에른 뮌헨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김민재와 케인을 품으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바이에른 뮌헨이지만 시즌 첫 판부터 0-3 완패를 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바이에른 뮌헨이 슈퍼컵에서 우승을 놓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우승 타이틀과 함께 새 출발에 나서려던 김민재와 케인에게도 다소 찝찝한 첫걸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