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남기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목표 달성 전망을 밝혔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로얄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종목별 결승전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혼합복식에 나선 서승재-채은정 조(랭킹 5위)는 이 종목 최강 정쓰웨이-황야충 조(랭킹 1위)에 게임 스코어 2-1로 이겼다. 또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랭킹 6위)을 2-0으로 완파했다.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 조(랭킹 6위)도 킴 아스트룹-안데르스 스카룹 라스무센 조(덴마크 ·랭킹 11위)를 2-1로 잡았다.
여자복식 우승 후보로 기대받았던 ‘킴콩 듀오’ 김소영-공희용 조(랭킹 3위)는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3개·동메달 1개를 땄다.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선수권 3관왕에 오른 건 최초다. 종전 최고 성적은 1985·1991·1999년 기록한 2관왕(남자복식·혼합복식)이었다. 4개 종목 입상은 역대 세 번째다.
여자단식 안세영은 원래 우승 가능성이 컸다.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 조도 8월 초 열린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혼합복식 우승은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정쓰웨이-황야충 조를 이전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9전 전패. 최근 성적도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출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대회에서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채유정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성적은 안 좋았지만, 그동안 보완점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세계선수권이나 항저우 AG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서승재도 “혼합복식에서 꽤 오랜 시간 랭킹 1위에 오른 조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서승재-채유정)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중요한 대회에선 한국 배드민턴 복식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승재-채유정 조가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는 준우승을 차지한 3월 열린 전영오픈이다. '배드민턴의 윔블던'이라고 불릴 만큼 권위가 높은 대회다.
서승재-채유정은 큰 대회에서 강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4강전에선 최근 4연패를 당했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일본·랭킹 2위)를 2-0으로 잡으며 파란을 예고했고, 결승전에선 혼합복식 최강 조까지 이겼다. 한국이 이 대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건 2003년 김동문-라경민 조(은퇴) 이후 20년 만이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미디어데이에서 “항저우 AG에선 전 종목 메달 획득을 노린다”라고 밝혔다. 이번 세계 선수권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두 종목(혼합복식·남자복식)에 나서는 서승재는 목표 달성을 이끌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그는 한국 배드민턴 레전드 박주봉(현 일본 대표팀 감독)과 김동문(은퇴)에 이어 단일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에 오른 세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