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저장성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벌인 태국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홍현석, 안재준, 엄원상, 이재익이 각각 한 골씩 넣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한국은 바레인과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대회 전부터 우려가 컸던 황선홍호지만, 조별리그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 쿠웨이트를 9-0으로 꺾었고, 태국에도 4골을 몰아치고 한 골도 내주지 않는 등 완벽한 출발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16강 진출이 조기 확정된 게 호재다. 태국을 상대로도 1차전과 비교해 선발 5명을 바꾼 한국은 바레인과 3차전에서도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날 팀에 합류한 이강인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볼 수 있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를 얻게 됐다. 이강인은 경기 전 황선홍 감독과 나란히 벤치에 앉아 이야기했고, 태국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박재용이 최전방에 섰고, 안재준, 고영준, 엄원상이 그 아래를 받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백승호와 홍현석이 선발 출전했다. 포백 라인은 설영우, 박진섭, 이재익, 황재원이 구축했고,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이 전반 초반부터 태국을 몰아붙였다. 한국의 볼 점유 시간이 길었고, 태국은 후방에 웅크린 채 역습을 노렸다. 그러나 태국이 이따금 볼을 빼앗아 역습으로 나가려고 해도 번번이 한국 수비에 끊겼다.
앞서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한 한국의 공격은 이날도 날카로웠다. 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재용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거듭 두드리던 한국은 불과 5분 뒤 태국 골문을 열었다. 고영준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홍현석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첫 골이 터지니 두 번째 골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반 20분 박재용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내준 볼을 문전에 있던 안재준이 강하게 차 넣으며 2점 차 리드를 쥐었다.
한국은 계속해서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27분 박재용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전반 29분에는 백승호가 먼 거리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서 강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39분, 엄원상이 골 맛을 봤다. 고영준과 2대1 패스 주고받은 후 페널티 박스 오른쪽 깊숙이 들어간 엄원상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소 슈팅 각이 나오지 않았지만, 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이재익이 강하게 차 넣으며 4점 차 리드를 쥐었다. 한국은 단 한 차례도 위기 상황 없이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엄원상을 빼고 정우영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2분 만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태국 공격수 부라파가 오픈 찬스에서 때린 슈팅이 높게 솟았다.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8분 백승호가 찍어 찬 패스를 안재준이 쇄도하며 발을 갖다 댄 게 골키퍼에게 막혔다.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여전히 한국의 볼 점유 시간이 길었지만, 이전만큼 날카롭지는 않았다. 태국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8분 정우영이 왼쪽 측면에서 바깥으로 친 후 감아 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추가 득점은 좀체 터지지 않았다. 후반 33분 홍현석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재용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2분 뒤 조영욱이 전방 압박으로 볼을 빼앗고 골키퍼까지 순간적으로 제친 뒤 때린 슈팅도 골문 옆으로 빠졌다.
추가 골이 터지진 않았지만, 90분 내내 집중력을 발휘한 한국은 이번에도 대승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총 13골을 넣었고, 한 골도 내주지 않는 등 세간의 우려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