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는 28일 중국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에서 열린 대회 바둑 남자 개인 준결승전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에게 278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말 그대로 충격패다. 쉬아오훙은 대만 바둑계의 으뜸으로 꼽히지만, 신진서가 상대 전적 3전 전승을 기록하던 상대였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이날 전까지 7경기 전승을 내달렸다. 지난 25일 A조 예선 3라운드에서도 이미 쉬아오훙과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12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그러나 사흘 만에 다시 만난 쉬아오훙의 기세가 달랐다. 쉬아오훙은 전날(27일)에서도 신진서와 한국 투 톱으로 꼽히던 박정환 9단을 꺾고 올라왔다. 그 기세를 이어온 그에게 신진서까지 일격을 허용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신진서는 오후 4시(한국시간)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상대 전적은 역시 5전 5승으로 신진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아시안게임 바둑에서 한국은 최강자였다.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던 2010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남녀 단체전과 혼성 복식 등 금메달 3개를 독식했다. 다만 이후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바둑이 정식 종목에 채택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바둑이 복귀했고, 한국 대표팀도 13년 전 영광 재현을 노렸다. 그러나 가장 기대를 모았던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 무산되면서 바둑 금메달 독식에 실패했다.
한국은 남은 두 개의 금메달을 29일 시작되는 남녀 단체전에서 노린다. 남자 단체전에는 신진서·박정환·변상일·김명훈·신민준·이지현 9단이 출전하고, 여자 단체전에는 최정·오유진 9단과 김채영 8단, 김은지 6단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