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역대 최초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악연’이 있는 북한을 넘어야 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4시 30분 중국 푸젠성 샤먼이그렛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에 임한다. 총 세 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예선 경기에서는 각 조 1위 3개 팀과 조 2위 3개 팀 중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에 진출한다. 내년 2월 열리는 4강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두 팀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인 한국은 태국(46위) 중국(15위) 북한(순위 없음)과 B조에 속했다. 한국이 속한 B조는 ‘죽음의 조’로 불린다. A조는 호주, C조는 일본의 강세가 예상되는데, B조는 승부를 속단하기 어렵다.
한국으로서는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놓인 태국과 1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 지금껏 태국과 10번 만나 7승 1무 2패를 거뒀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AG) 조별리그인 만큼 오래됐지만, 태국을 상대로 지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7월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지난달 항저우 AG에서 거듭 쓴맛을 본 한국은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의지다. 한국은 올림픽 여자 축구가 시작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단 한 차례도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중국에 패하면서 올림픽 참가가 무산됐다.
올림픽 무대에 가까워지려면 북한을 넘어야 한다. 한국은 태국과 1차전을 마친 후 29일 북한과 2차전을 치른다. 북한과 2차전은 지난달 설움을 씻을 기회인 동시, 4강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태국을 꺾어도 북한에 진다면, 중국과 3차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과는 딱 한 달 만의 만남이다. 벨호는 지난달 30일 항저우 AG 8강에서 북한에 1-4로 크게 졌다. 당시 한국은 전반 41분 손화연(현대제철)이 퇴장당했고,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당시 심판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양 팀 선수들이 경기 중 충돌하는 등 어수선했고, 벨 감독은 패배 후 공개적으로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복수를 위해서는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여자 축구는 늘 북한 앞에서 작아졌다. 통산 20차례 맞대결에서 단 1승(3무 16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한 차례 승리도 2005년 안방에서 이룬 것이다.
지난 16일부터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훈련한 여자대표팀은 23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올림픽 여자 축구는 연령 제한이 없어 몇몇 해외파를 제외한 최정예 멤버가 이번 예선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