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의 첫 45분은 힘겨웠다. 열성적이기로 소문난 튀르키예 팬들은 경기 내내 야유를 날렸다. 장거리 비행과 연이은 출전에 겹친 탓인지 그답지 않은 실수를 범하며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후반전 다시 경기력을 되찾았고,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5일 오전(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네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3-1로 이겼다. 공격수 킹슬리 코망(프랑스) 해리 케인(잉글랜드) 자말 무시알라(독일)가 차례로 골 맛을 봤다. 갈라타사라이는 페널티킥(PK)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첫 70분은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갈라타사라이는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갈라타사라이의 흐름이 꺾인 건 김민재의 수비에서 시작됐다. 그는 박스 안으로 향하는 패스를 차단한 뒤, 파트너인 데 리흐트에게 공을 건넸다. 데 리흐트는 허를 찌르는 스루패스로 팀의 역습을 이끌었다. 이는 르로이 사네를 거쳐 전반 8분 코망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민재 쪽에서 균열이 나기도 했다. 실점 직후 갈라타사라이 케렘 아크튀르크올루가 김민재 앞에서 과감한 바이시클 킥을 시도해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의 선방이 빛난 장면이었다. 이어 측면을 노린 갈라타사라이가 결국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조슈아 키미히와 김민재가 저지하려다 파울을 범했다. 키미히의 깊은 태클로 인해 PK 판정이 내려졌다. 키커로 나선 마우로 이카르디는 파넨카(살짝 띄우듯이 차는 슛)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에도 갈라타사라이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김민재는 전반 32분 아크튀르크올루의 침투를 저지하면서 머리로 패스하려다 오히려 공을 내줬다. 실점 위기에서 다시 한번 울라이히의 선방이 빛났다.
후반전 김민재는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았다. 갈라타사라이가 연이어 크로스 공격을 시도했으나, 모두 김민재와 데 리흐트가 차단했다. 뮌헨이 점점 경기를 주도했고, 결국 케인·무시알라가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승기를 잡았다.
김민재는 이날을 포함해 뮌헨의 공식전 9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클리어링 2회·슈팅 블록 2회·가로채기 2회·태클 2회·볼 경합 성공 4회·드리블 돌파 허용 0회를 기록했다.
매체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먼저 독일 매체 빌트는 평점 3을 부여하면서 “견고했으며, 전체적으로 좋았다. 이스탄불 최고의 수비수였다”라고 평했다. 빌트의 평점은 낮을 수록 좋은데, 김민재는 마즈라위, 데 리흐트와 함께 3점을 받았다. 데이비스는 4점으로 최하였고, 울라이히는 2점으로 수비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영국 매체 90min은 “엉성한 경기력이었다. 최고의 모습에 근접하지 못했다”라고 혹평하며 팀에서 가장 낮은 평점인 5를 줬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