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지난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FC자르브뤼켄(3부)전은 악몽으로 남았다. 현지 매체 평점에서 ‘최저점’을 받은 데 이어 토마스 투헬 감독마저 동점골 실점의 빌미가 된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을 정도다.
김민재는 2일(한국시간) 독일 자르브뤼켄의 루트비히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자르브뤼켄과의 2023~24 DFB 포칼 2라운드 직후 독일 매체 빌트로부터 평점 6점을 받았다. 빌트, 키커 등 독일 매체들의 평점은 1~6점으로 구분되고,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김민재는 매체가 매길 수 있는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것이다.
이날 김민재는 선발 풀타임 출전해 패스성공률 92%, 공중볼 경합 승률 67%, 클리어링 3회 등 존재감을 보였지만,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 실점 장면에서 치명적인 실수들을 저질렀다. 수비지역에서 측면이 아닌 중원으로 패스를 건넨 게 화근이었다. 김민재의 패스는 중원에 있던 2003년생 미드필더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향했는데, 패스가 애매한 속도로 향한 데다 크레치히마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상대 압박에 그대로 소유권을 빼앗겼다.
이후 상대의 역습 과정에서 김민재는 앞선 실수를 막아보려 태클을 시도했지만, 하필이면 태클 시도마저 실패로 돌아가 상대에게 더욱 결정적인 기회를 내줬다. 결국 이 장면은 바이에른 뮌헨의 동점골 실점으로 이어졌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실점하며 3부리그 15위 팀에 무릎을 꿇었다.
최근 공식전 11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 출전할 만큼 지친 김민재로선 순간적인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기도 했다. 김민재답지 않았던 연이은 실수에 결국 독일 매체 빌트는 최저 평점으로 답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가운데 가장 안 좋은 평점인 6점을 받은 건 김민재와 알폰소 데이비스 둘 뿐이었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25분 교체로 아웃된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오히려 평점 3점으로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빌트의 최저 평점만이 아니었다. 독일 매체 SPOX는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DFB 포칼 탈락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크레치히를 향한 어설픈 패스가 결국 바이에른 뮌헨의 첫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투헬 감독마저도 “(상대 선수에게) 압박을 당하고 있던 크레치히에게 패스를 건넨 건 확실히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며 김민재의 패스 선택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16분 토마스 뮐러의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실점했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막판 마르셀 가우스에게 역전 결승골을 실점하며 1-2로 패배, DFB 포칼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전에 단 1개의 슈팅을 허용했는데, 이 슈팅이 그대로 역전골 실점으로 이어졌다. DFB 포칼 탈락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3관왕) 도전도 무산됐다. 이제 남은 대회는 독일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