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흐름의 싸움이 굉장히 중요하다. 도루는 흐름을 끊을 수도, 가져올 수도 있다. 조금 신중하게 움직이겠다."
'발야구 전도사'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는 신중한 책략을 예고했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KS 1차전에서 KT 위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정규시즌 29년 만의 우승을 거머쥔 LG는 KS에서 통합 우승을 완성하고자 한다.
LG는 KS 1차전 선발 라인업을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올 시즌 기복을 겪었으나 LG의 장수 외국인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가 출격한다.
정규시즌 챔피언의 모습 그대로 가는 듯 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가을에서 색깔을 조금 바꾸겠다 했다. 특히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외쳐 온 적극적 도루를 자제할 예정이다. LG는 올 시즌 도루 166개, 실패 102개로 둘 모두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많이 뛰었으나 아웃 카운트도 많이 헌납했다.
가을야구에선 달라질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7일 KS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고 자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염 감독은 앞서 6일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를 요주의 상대로 꼽았는데, 그는 이를 두고 "야구란 게 플레이오프(PO)가 끝나고 KS가 되면 분위기가 또 달라지는 법"이라며 "야구라는 게 흐름이 50%를 좌지우지한다"고 주장했다.
염 감독은 "단기전은 흐름의 싸움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고 자제시키겠다고 한 것"이라며 "도루라는 게 두 가지 색깔이 있다. 흐름을 끊을 수도 있고,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금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했다.
흐름을 내주지 않는 방법은 결국 멘털이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에게 차분하게 치르길 주문했다. LG로서는 22년 만에 올라온 KS다. 이적해 온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KS 무대가 낯선 이가 여럿이다. 더 흥분되고 긴장할 수 있으나 차분해야 한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지금 너무 간절해 하고, 열정에 불타있다. 의욕이 넘쳐서 잘못하면 실수가 나올 수 있고 주루사가 많아질 수 있다"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선수들을 차분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기본적인 걸 짚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KS 준비 기간 마지막 날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가장 고민 했다."며 "어제(6일) 미팅에서도 첫 번째로 '망설이지 말라. 망설임은 최고의 적이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정은 내가 충분히 안다. 그러니 경기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하자'라고 했다. 딱 그것만 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1회에는 어떨까. 염 감독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도루를 할까, 번트를 할까, 히트 앤드 런을 할까 고민이다. 1회로만 일주일을 고민했다. 1회 주자가 쌓였을 때 선취점이 중요하다. 공격적으로 갈까 생각도 했다. 도루하다 죽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끊긴다. 번트를 하기는 너무 아깝다"고 했다. 이어 "마음을 정하긴 했다. 기사에는 세 가지를 고민한다고 써 달라"고 웃으며 연막 작전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