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홍창기는 올 시즌 리그 최고 리드오프 중 한 명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 악몽은 현재 진행형이다.
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2-3으로 졌다. 2-2로 맞선 9회 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KT 문상철에게 큼지막한 결승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결국 2002년 11월 10일 이후 7667일 만에 치른 KS 경기에서 고개를 떨궜다.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홍창기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전했다. 이날 LG 선발 출전 선수 중 1루도 밟지 못한 선수는 홍창기와 문성주 둘 뿐이다.
홍창기는 2-2로 맞선 7회 초 2사 1, 2루에서 KT 대타 김민혁의 우전 안타 때 정확한 송구로 3루를 돌아 홈을 노린 장성우를 태그 아웃 처리했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이 컸다. 그가 1번타자를 맡은 데다 정규시즌 활약이 워낙 뛰어났기에 아쉬움이 더 짙었다. 홍창기의 타격 부진이 결정적인 패인은 아니었으나, 지난해까지 PS 타율 0.081의 부진이 계속돼 우려를 낳는다.
홍창기는 올해 정규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4위(0.332)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0.444로 리그 1위였다. 강점인 '눈 야구'를 앞세워 4사구는 110차례나 얻었다. 득점 1위(109개) 최다안타 3위(174개) 도루 11위(23개) 등 공격 주요 부문에 걸쳐 고르게 활약했다. LG가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제대로 했다.
정작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홍창기는 이날 0-1로 뒤진 1회 말 첫 타석에서 KT 선발 고영표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1로 앞선 2회에는 1사 1루에서 3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홍창기는 2-2로 맞선 4회 2사 1, 3루에서 초구에 1루수 앞 땅볼에 그쳐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후속 박해민이 8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나, LG는 동점에 실패했다.
홍창기는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6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2-3으로 뒤진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5구 삼진으로 물러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타석당 투구 수는 4.14개(6위)였지만, 이날 두 차례나 초구 범타로 물러나는 등 5타석에서 공 16개(4타석 11개)를 보는 데 그쳤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선 11타수 1안타 부진했던 홍창기의 PS 타율은 0.071(42타수 3안타)로 더 떨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첫 경기 끝났을 뿐이다. 내일(2차전) (홍)창기가 잘해줄 거라 생각한다. 타순은 그대로 간다"고 믿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