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서울 인기구단이자, 젊고 활동적인 마니아층을 거느린 팀이 역사적인 통합 우승까지 달성한 만큼 후원사들의 마케팅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패션계에서는 이번 KS를 통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릴 기업으로 LS네트웍스가 전개 중인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를 꼽는다. '쌍둥이 구단'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니폼을 지원하면서 프로스펙스의 'F' 로고를 널리 알렸다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 품고 우승한 LG트윈스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
LG가 KS 우승을 확정 지은 13일 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렇게 외쳤다.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2만4000여 명의 '무적 엘지' 팬들은 큰 환호로 구 회장의 소감에 응답했다. 구 회장은 '2023 KBO 리그 챔피언' 유니폼을 입고 두 팔을 벌려 하늘을 바라봤다. 패션업계는 감격에 찬 구 회장과 함께 그의 오른편 어깨에 또렷하게 새겨진 로고에 주목했다. 한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F 로고였다. 역사적인 우승을 지켜보던 야구팬과 국민들은 쌍둥이 구단의 우승과 함께 빛난 프로스펙스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다.
국제상사가 1981년 론칭한 프로스펙스는 2007년부터 LS그룹의 일원인 LS네트웍스가 전개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2022년부터 가족사이기도 한 LG에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다.
LG가 통합우승을 거두면서 LS네트웍스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이상훈 프로스펙스 업무지원팀장은 "프로스펙스 구성원 모두가 LG를 응원한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던 순간의 감격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말했다.
프로스펙스는 LG 유니폼의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선수들과 팬을 만족시키기 위해 분투해왔다. 이상훈 팀장은 "LG의 유광점퍼가 가진 기본 디자인 및 색상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소재보다 에나멜 느낌을 살려 '유광'에 어울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밝은 화이트 포인트를 강조해 신바람 야구를 강조했다.
디자인에도 변주를 줬다. 이 팀장은 "소매 패턴을 래글런 스타일로 바꾸고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젊은 세대의 니즈에 맞췄다"고 했다.
쌍둥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G 구단 및 프로스펙스에 따르면 인기 유니폼은 대부분 동났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열린 프로스펙스 할인 행사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신장했다.
지난 3월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진행한 LG트윈스 유니폼 한정 판매 행사에는 프로스펙스의 남다른 제품력과 디자인을 칭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으로 프로스펙스는 유니폼은 물론 프로선수용 야구화까지 제품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로스펙스의 제 2의 도약 시작
올해 42주년을 맞은 프로스펙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만큼 화려한 역사를 갖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공식 후원할 정도로 독보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꼽혔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세대'를 형성할 정도로 위세가 있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외산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프로스펙스도 점차 설자리를 잃어갔다. 2007년 LS그룹과 한 가족이 된 이후에는 배구·농구·축구에 이어 야구까지 후원하면서 4대 프로스포츠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브랜드의 본질인 '스포츠'야말로 프로스펙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야구단 스폰서십은 경쟁이 치열해 맡기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프로스펙스는 LG의 역사적인 우승과 함께 프로스펙스도 두 번째 전성기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패션가 관계자는 "최근 '레트로' 인기가 맞물리면서 프로스펙스 등 토종 브랜드에 대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인식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LG가 우승하면서 프로스펙스가 보다 젊고 액티브한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기대했다.
프로스펙스 측은 "LG의 우승으로 우리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각인은 물론 무형의 홍보 효과도 컸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최고의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