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셔틀콕 여제' 안세영, 39일 만에 실전 복귀전 2-0 완승...4점 차 뒤집기 '저력 발휘'
안세영(21·삼성생명)이 39일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셔틀콕 여제'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5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3 구마모토 마스터스(슈퍼500) 여자단식 32강전에 출전, 랭킹 27위 파이위포(대만)에게 게임 스코어 2-0(22-20, 21-13)으로 승리했다. 경기 시간은 37분에 불과했다.
안세영이 실전 경기에 나선 건 지난달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천위페이(랭킹 3위)와의 결승전 이후 39일 만이다. 당시 안세영은 1세트 막판,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투혼을 발휘하며 계속 경기에 임했고, 결국 게임 스코어 2-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해 스포츠팬에 감동을 선사했다.
정밀 검진 결과 무릎 힘줄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은 안세영은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소속팀 삼성생명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지난달 열린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도 출전하지 못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AG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해 “현재 몸 상태는 최상 컨디션 대비 50~60%”라면서도 “올해가 가기 전에 세계대회에는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원래 지난주 열린 코리아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할 계획이었지만, 톱랭커들이 대거 참가하는 슈퍼500 대회(구마모토 마스터스)를 복귀전으로 선택했다.
안세영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파이위포는 통산 3번 상대해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던 상대였지만, 이날(15일) 1게임은 막판까지 끌려갔다. 먼저 게임 포인트(스코어 16-20)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연속 4득점하며 기어코 듀스 승부로 끌고 간 뒤 실점 없이 2점을 더 내며 1게임을 잡았다. 2게임도 초반에는 3점 차 리드를 내줬지만, 바로 역전한 뒤 8-9에서 연속 7득점을 해내며 상대 기세를 꺾었다. 결국 21-13으로 승리했다. 안세영은 16일 부전승으로 기다리고 있는 랭킹 33위 가오팡제(중국)를 16강에서 상대한다.
안세영은 구마모토 마스터스에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출전했다. 천천히 몸을 끌어올려 내달 13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을 대비하는 게 목적이다.
그렇다고 구마모토 마스터스를 리허설 무대로만 삼기는 어렵다. '라이벌' 천위페이도 출전했기 때문이다. 천위페이도 32강전에서 대만 황유순에 승리했다. 두 선수 모두 순항하면 4강전에서 격돌한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이 재활 치료를 받는 사이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1위에 올랐고, 랭킹 포인트 2만 2000점을 추가하며 총점 9만 9046점을 쌓았다. 11만 3314점인 안세영과는 1만 4268점 차이다.
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은 부상으로 구마모토마스터스에 출전하지 못했다.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꺾고 그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면 시즌 랭킹 1위를 굳힐 수 있다. 또 안세영이 우승까지 하면 항저우 AG를 포함해 올 시즌 11번째 금메달 획득하게 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