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남녀 핸드볼은 핸드볼코리아리그가 아닌 H리그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실업리그에서 프로리그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인데 지방자치단체 소속 구단이 많은 리그 사정상 실업과 프로의 중간 성격인 '통합 리그'로 첫발을 내디뎠다.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경쟁한 남자부 6개, 여자부 8개 팀이 그대로 H리그로 이동, 지난 11일 정규시즌 대장정에 돌입했다.
H리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두산의 리그 9연패 달성 여부다. 윤경신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핸드볼코리아리그 최강자였다. 대회가 처음 출범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시즌 중 2014년(웰컴코로사 우승)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는 인천도시공사를 꺾고 8연패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H리그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선 집중 견제를 받았다. 백원철 하남시청 감독은 "이제는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의 준말)'가 멈췄으면 좋겠다. 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영신 상무 감독은 "이번 H리그에선 '어우두'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른 팀도 두산을 견제하며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자신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레이스가 시작되자 앞으로 치고 나왔다. 첫 3경기에 모두 승리, 승점 6점(승리 2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으로 리그 선두다. 지난 25일 청주에서 열린 충남도청전에선 전반을 10-11로 밀렸지만, 후반을 15-6으로 압도,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력이 이상적이다. 리그에서 득점(82점)이 가장 많고 실점(64점)이 가장 적다. 그뿐만 아니라 팀 어시스트와 블록슛도 모두 1위. 특히 김연빈과 정의경, 강전구가 이끄는 공격 삼각편대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속공 득점, 돌파 득점, 어시스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개인 공격 지표에서 1위 선수가 없지만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 충남도청전에선 이한솔이 100%의 공격 성공률로 김연빈(6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5점을 책임졌다.
수비에선 국가대표 골키퍼 김동욱이 든든하게 골문을 지킨다. 김동욱의 방어율은 43.33%로 안준기(인천도시공사·44.26%)에 이은 2위. SK호크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선 무려 16개의 세이브를 기록,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산뜻한 출발을 알린 두산은 오는 29일 상무피닉스전을 치른 뒤 12월 3일 인천도시공사를 상대한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에서 만난 '난적'이다. 당시 1차전을 패한 두산은 2·3차전에 모두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만약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독주 체제를 더욱 굳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