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GG) 시상식에서 유효표 291표 중 255표(87.6%)를 받아 최형우(KIA 타이거즈·22표)를 따돌리고 지명타자 부문 GG를 받았다. NC는 지난해 GG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외야수 부문 박건우(득표율 47.8%)와 함께 손아섭이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다섯 번 GG(2011~14, 2017)를 석권했다. 모두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고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이번엔 다르다. NC 유니폼을 입고 지명타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 후보가 되려면 72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지만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골드 느낌의 넥타이를 맨 손아섭은 시상식에 앞서 "아직 지명타자로 받을 나이까진 아닌 거 같은데 본의 아니게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보니까 지명타자 부문으로 나오게 됐다"며 "사실 외야수로 욕심이 큰 건 사실"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규시즌 타격왕(타율 0.339)에 오른 손아섭은 강력한 지명타자 부문 후보였다. 이어 90%가 넘는 높은 득표율로 '최고의 1년'을 공인받았다. 투수 부문 에릭 페디의 대리 수상자로 단상에 올랐던 손아섭은 "시상식의 시작(투수 부문)과 끝(지명타자 부문)을 제가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앞에서 (노)시환이가 길게 (수상 소감을) 하는 바람에 내 시간이 짧아졌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택진 구단주, 사장, 단장, 프런트, 트레이닝 파트까지 감사하다. 내년 시즌에는 최고의 자리에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