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과의 무승부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번 경기가 약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한 분위기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조 2위, 요르단은 선두를 유지했다.
AFC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오늘 2-1로 뒤지고 있을 때의 반응에 매우 만족했다”며 “지난 7, 8경기 동안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한 골 뒤졌을 때의 감을 잃었을 수 있었기에 이번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고 총평했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가까스로 요르단에 승점 1을 따냈다. 리드를 내주고도 따라붙은 것은 고무적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87위인 요르단과 무승부를 거뒀다는 것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굴욕적인 무승부라는 평이 숱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오늘은 요르단이 2-1 앞섰을 때 억눌러야 했고, 그때 대응하고 돌아와야 했는데 (선수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우리도 이길 충분한 기회가 있었고 요르단도 기회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우리는 좌절을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기를 통해 지고 있을 때도 승부를 뒤집을 힘이 있다고 본 것이다.
난적 요르단에는 박수를 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고,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요르단의 전반적인 경기력, 특히 전반전의 경기력에 대해 큰 찬사를 보내야 한다”며 “우리가 선제골을 넣은 후 경기 템포가 떨어졌는데 이는 좋지 않았다. 요르단이 결과를 뒤집고 매우 어렵게 만들었지만,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경기”라고 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늘 바로 앞만 본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후세인 아무타 요르단 감독은 한국을 세차게 몰아붙인 것에 만족했다. 그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세계와 대륙 수준에서 경험이 많은 팀이었지만, 선수들 개개인과 팀 전체가 노력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요르단 입장에서는 조 1위를 사수했고, 16강 진출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아무타 감독은 “경기 시작과 끝에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대가 공격에서 탁월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결과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팀으로부터 얻은 신뢰, 즉 우리가 스스로 세운 계획대로 나아갈 수 있는 높은 정신력”이라며 웃었다.
한국은 오는 25일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E조 최종 순위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