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일본과 이란 축구대표팀이 저마다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은 대회에 참가 중인 핵심 선수의 성범죄 혐의에 큰 파장이 일고 있고, 이란은 핵심 선수의 퇴장으로 인한 8강전 결장 악재와 마주하고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최근 공격수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의 성범죄 혐의로 대표팀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앞서 데일리신조 등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토는 최근 20대 여성 A씨에게 성범죄 가해자로 형사 고소당한 상태다. 지난해 6월 페루와 A매치 평가전 이후 한 호텔에서 상대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우선 이토를 지난 16강 바레인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토는 앞선 조별리그 1, 2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서고, 3차전에도 교체로 나서는 등 조별리그 전 경기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관련 질문을 받고 “언론 보도 사실은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듣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조사를 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현지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이란전은 물론 이란전 승리 시 남은 대회 출전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맞대결을 앞둔 이란은 ‘퇴장 악재’에 울상이다. 핵심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포르투)가 일본과의 8강전에 결장하기 때문이다. 타레미는 시리아와의 16강전에서 전반 34분 페널티킥 득점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막판 잇따라 경고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첫 경고를 받은 뒤, 상대 역습 상황에서 거친 태클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김종혁 심판이 진행했다.
A매치 80경기에 출전해 45골을 넣은 그는 이번 대회 16강까지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이란의 핵심 공격 자원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홀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타레미의 퇴장 악재에 이란은 핵심 공격수 없이 일본과 8강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날 승부차기 혈투까지 치러 체력적으로도 열세인 상황이다.
이란과 일본은 오는 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1, 2위에 올라 있는 팀들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이다. 일본이 FIFA 랭킹 17위, 이란은 21위에 각각 올라 있다. 두 팀은 지난 2019년 UAE 대회 4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데, 당시엔 일본이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바 있다.
이란-일본전 승리 팀은 카타르-우즈베키스탄전 승리 팀과 4강에서 격돌한다. 반대편에선 한국과 호주, 타지키스탄과 요르단이 각각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또 다른 8강 빅매치인 한국과 호주의 맞대결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