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의 상승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빛을 잃었다. 대회 8강에서 극적인 역전패를 당한 일본에선 감독의 경질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와중, 귀국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싶다”라며 경질설에 반응했다.
일본은 지난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회 8강전에서 1-2로 졌다. 일본은 이날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내 이란에 끌려다니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상대의 빠른 템포 공격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며 진영이 계속 물러나는 경기를 반복했다.
일본은 후반 10분 동점 골을 내주더니, 후반 종료 직전에는 허무한 파울로 페널티킥(PK)을 내줬다. 일본이 자랑하는 유럽파 수비수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가 사인 미스로 공중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이타쿠라가 넘어진 채 공을 걷어내려 했지만, 상대 선수에게 파울을 범해 PK가 나왔다.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이 골문을 지켰지만, 결국 역전 골을 막아내진 못했다. 일본의 아시안컵 여정에 마침표가 찍힌 순간이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뒤 “ 내가 교체 카드를 잘 쓰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라고 반성했다. 이어 “앞으로는 월드컵을 위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할 힘을 길러야 한다. 세계 1위라는 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되새겼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경질설이 나오기도 했다.
대회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꼽힌 일본은 여러 악재에 시달렸다. 많은 유럽파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각각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미토마 가오루는 부상 탓에 선발로 뛰지 못했고, 구보 다케후사도 기복이 있었다. 대회 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받은 골키퍼 문제는 조별리그 내내 말썽이었다. 공격수 이토 준야는 성범죄 혐의로 대표팀에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과가 좋지 못하자, 사령탑 교체라는 주장까지 나온 셈이다.
5일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전날 귀국한 모리야스 감독은 현지 매체로부터 경질설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그는 먼저 “결과가 전부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라면서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질설’에 대해선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싶다”면서 “이 세상에는 결과가 전부다. 결과가 안 나오면 주위의 혹독한 평가는 당연한 일이다.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