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드디어 미국 무대로 떠난다. 치열한 경쟁이 그를 기다리는 중이다.
고우석은 오는 9일 출국해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고우석의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그가 9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고 8일 밝혔다.
고우석은 미국 도착 후 곧바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훈련 시설로 이동해 2024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샌디에이고는 12일 투수와 포수가 먼저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고, 17일 야수가 합류해 완전체로 훈련에 들어간다.
스프링캠프 일정에 따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김하성은 지난달 20일에, 고우석의 처남이자 역시 올해 MLB에 진출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달 1일에 미국으로 떠났다. 고우석은 비자 발급 때문에 이들보다 늦게 미국으로 향한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지난해까지 LG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그는 시즌 후 구단에 허락을 얻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했다. 다소 시간을 걸렸으나 마감 직전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빅리거의 길을 걷게 됐다.
'꽃길'은 아니다.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은 기간 2+1년, 총액은 최대 940만 달러(약 125억원)의 조건이다. 2년 동안 400만 달러를 보장받고, 구단이 2026년 걸린 옵션을 실행해 계약 연장을 택하면 300만 달러를 받고 샌디에이고에서 뛴다. 구단이 옵션을 가동하지 않으면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받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불펜 투수라는 점을 고려해도 거액은 아니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중용될 수 있는 입지다.
한국 무대와 마찬가지로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 뒷문을 지켰던 조시 헤이더가 FA가 돼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는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왼손 투수 마쓰이 유키와 완디 페랄타를 영입했다. 기존 필승조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고우석까지 4~5명 정도의 투수들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이달 23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이후 3월 중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시리즈 일정도 소화한다.